박정훈 대령 측 “해병 사령관, 전임 사령관 전화도 안 받는다고”

김정민 변호사(해병대 박정훈 대령 법률대리인)이 故채 상병 순직사고 수사 외압 의혹 관련 김계환 사령관이 전임 사령관들의 전화도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김 사령관은 해병대 명예 때문에 거짓말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故채 상병 수사 과정의 'VIP 외압 의혹' 관련 해병대 사령관의 행보에 대해 "국회에 나와서 핵심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거짓말은 안 했다. 해병 명예 때문에 거짓말 못하실 것"이라고 짐작했다.

앞서 김 사령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수사 축소 외압 의혹 등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국가안보실 2차장과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김 변호사는 박 대령의 'VIP 격노 전언' 주장 이후 김 사령관의 행보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 사령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그걸 전해주는 국방부 검찰단의 전언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국민 관심 사안이라면 해병대 사령관이 국민들 앞에서 얼굴 드러내고 이야기해야 믿을 수 있는 얘기가 되지 않겠나"라며 "사령관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검찰단 전언만으로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진행자가 '해병대 사령관이 밝힌 어떤 개인적 심경에 대해 전해진 바는 없나'라고 묻자, 김 변호사는 "들리는 말에 의하면 (김계환 사령관이) 전임 사령관들의 전화 자체를 안 받는다고 한다. 단순한 문제가 아닌 만큼 압박이 심한 듯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국가안보실 2차장 및 국방비서관 교체설에 대해서는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지 않겠나. 어떤 신호일 수도 있다"라며 "이 부분은 (정부가) 용산 개입이나 잘못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 구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보실) 2차장은 해병대 사령관이 언급했고 국방비서관은 (박 대령의 故채 상병 관련) 보도자료를 직접 받아본 사람"이라며 "두 사람을 경질한다는 건 그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동맹 보좌 역량 강화를 위한 정기 인사'라고 설명했는데'라는 짚자, 김 변호사는 "그동안 안보실 2차장이나 국방비서관 정도 인사가 그렇게 이유까지 설명한 예시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국방부 군 검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군 검찰을 겨냥해 "군 검찰이 사는 길은 외압수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적 명령"이라며 "이 사건에 국방부 검찰단 4팀 중 3팀이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누가 국가 기관 자원을 자기들 마음대로 쓰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우리 군 사법 시스템이 일부 정치적 오염이 있긴 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건전한 조직이다. (박 대령 구속영장 기각한) 군 판사가 보여주지 않았나"라며 "상식 있는 군 검사라면 박 대령 기소 대신에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적과 싸우는 게 아니라면 정직이 가장 기본 전략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정직해야 한다"며 "정직하면 모든 문제를, 큰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