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숙원과제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법’... “소비자 위해 올해 안에 통과시켜야”

보험업계 오랜 숙원과제인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법'이 14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첫 문턱을 넘은 가운데 본회의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법은 보험 소비자를 위한 법으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새로운 사업 기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법은 지난 7월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으면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현재 의사협회의 반발로 보험업계와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국회 기류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입법조사관'으로 활동 후 현재는 보험소비자를 위해 힘쓰고 있는 김창호 인슈포럼 대표를 만나 현 상황에 대해 자세한 의견을 들어봤다.

■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14년만에 국회 정무위 문턱을 넘었는데 이와 관련한 생각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소비자가 종이서류 발급 없이 편리하게 실손의료보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다만 새만금 잼버리 및 야당 대표 단식 투쟁,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생기면서 올해 안에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현재 정치권에 이슈가 대거 생기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9월에는 정기 국회, 10월 국정감사, 11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있어 여당과 야당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면 통과 가능성은 극히 적다.

또한, 내년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있어 올해 안에 통과되지 않는다면 난항이 예상된다.

■ 실손청구간소화법이 이뤄질 경우 소비자·보험업계 등 미치는 장·단점이 있다면?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소비자에게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다. 우선 소비자 편의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실손보험금 청구 시 보험가입자가 진료 후 병원이나 약국에 직접 방문해 모든 필요한 서류를 직접 받아야 한다. 또한, 서류를 발급받을 때 보통 1~2만원에 제증명료를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서류 제출을 한다고 해도 심사하는 과정을 또 거쳐야 해서 지급 과정 자체가 불편하고 오래 걸린다. 이 때문에 보험금이 소액일 경우 청구를 아예 안하는 경우도 많다.

개정안이 시행될 시 청구 과정의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어 모바일 청구가 익숙한 젊은 세대보다 기성세대에게 더욱 유리할 수 있다.

또한, 보험업계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보험금 청구 시 사용되는 종이 문서 등이 줄어들고 관련 인력 및 서류보관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의 주범으로 꼽혀왔던 비급여 진료비도 개선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 환자 정보 전송 위탁 중계기관을 두고 보험사·의료계 분쟁이 있는데 이와 관련된 생각은?

아직 중계기관을 두고 확정된 건 없으나 의료데이터, 보험 전산망 등을 고려했을 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가장 적합하다.

의료계는 심평원과 같은 중계기관이 비급여 진료 정보를 축적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상황이다. 또한, 환자의 병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가 진짜 반대하는 이유는 비급여 진료비를 심평원에서 모두 볼 수 있게 된다면 건강보험 급여 진료비처럼 투명해지면서 정부와 보험사로부터 비급여 진료비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위해서라면 의사들이 두려워하는 비급여 규정을 두던가 의료정보와 관련된 비밀을 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정안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10년 이상 이러한 논쟁을 지속하는 건 무의미하다.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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