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당내 문제, 사법 리스크, 정권 투쟁 보여주기 위해 '단식' 꺼내"
"황교안 대표 시절에도 '황뜬금포'라며 반응 없어…국민항쟁, 어려울 것"
신성범 "마지막 승부수 던진 것…진짜 위협 느낀다는 반증"
"제3자적 시각에선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해도 YS 부활로 안 보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제1야당 대표의 직무유기" "뜬금포 단식선언" "악어의 단식" 등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야권에서도 이 대표가 '국민항쟁'을 약속했지만 유도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왔다.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현직 야당 대표가 단식으로 들어가는 것은 최근에 있기는 있었다. 황교안 대표가 야당 시절에 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때도 '황뜬금포'라고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는 2019년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한 바 있다.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든 그는 농성 8일째가 되자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 전 의원은 "정말 국민들한테 울림이 있었던 건 오래 전 YS 때 얘기다. 그 이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가 아닌 시절에 세월호 유족들하고 같이 했던 게 있었다. 국민항쟁, 저는 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 선언한 배경에 대해 신 전 의원은 "대표 1주년 평가가 매우 박하게 나왔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평가할 것도 없다고 했다. 지금 검찰 출두를 앞두고 날짜를 정확하게 못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극보수화라는 일련의 흐름들에 대해 뭔가 강력한 경고를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내 문제, 이재명 대표 개인 사법 리스크,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방식은 뭐냐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 단식이 어떠냐라는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극약, 극렬처방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겹쳐서 오늘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성범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이번에 위협은 정말 진짜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마지막 승부수로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 전 의원은 "열흘 내지 십여 일을 단식하는 과정이 되면 어떤 모습이 연출될 거냐. 앰뷸런스 타고 가든지 아니면 검찰이 와서 앰뷸런스 탄 상태에서 연행을 한다든지, 이 장면이 연출된다. 무기한 단식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9월 셋째 주에 앰뷸런스에 실려가서 검찰로 가는, 베드에 누워서 가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러냐. 절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울림이 있겠는가. 본인이 느끼는 절박함만큼 지지자들이야 눈물 흘릴 수도 있겠다.제3자적 시각에서 보면 70~80년대에 민주화운동도 아니고, 독립운동도 아니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 일어난 일 때문에 그게 지금 야당의 대표로 연결됐을 뿐이지 야당 대표와는 전혀 상관없는 범죄 혐의기 때문에 '무능 폭력 정권의 탄압'이라는 논리로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해도 YS가 부활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검찰 스토킹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특수수사본부 검사들이 올인해서 1개의 지방검찰청 규모로 장기간 수사하고 있지만 실체가 없기에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라며 "상대가 부당하게 공격하는 것을 가지고 '왜 공격당하느냐'고 한다면 대체 야당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 번 기소 당하면 무죄가 나더라도 몇 년 동안 싸우느라고 인생이 다 망한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나. 지금 제가 기소당한 게 크게는 세 가지지만 개별적으로 나눠보면 한 10건쯤 된다. 일을 못하게 하자, 괴롭히자, 고통을 주자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대가 우리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 분열을 획책하고 또 국가 권력을 악용해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게 하고 고통을 감수하게 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국가폭력조차도 우리가 견뎌내야 할 과제"라며 "공격한다고 고통을 가한다고 고통스러워하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 의지를 굳건하게 하고 반드시 싸워서 이긴다라는 투지로 끝내 싸워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식 기간 중 검찰 출석에 응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제가 단식을 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주어진 역할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선 "정당은 단일 상명하복 체제가 아니다. 정당의 본질은 다양성이다. 어떻게 단 하나의 목소리가 있겠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그 너무나 당연한 것을 없애야 된다든지 그런 의견을 가지고 '왜 이런 의견이 있냐'라고 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안에 현 지도체제에 대해서 다른 입장을 가지고 또 불만을 가진 경우가 어떻게 없겠나. 당연히 있다. 그러나 침소봉대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게 마치 갈등인 것처럼 보는 것은 오히려 정당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