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정동력 한계 상황 속 독립운동가에 '모욕' 줘 뭘 얻는 건가"
"6.25전쟁 전까진 '민족진영'인지 '공산진영'인지는 '선거에서 누굴 지지하나' 정도 문제였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본부관에서 정치대학원 주최로 열린 '논쟁 사회를 위한 고민'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하루속히 접는 것이 좋다. 잘하는 거 하자, '백지화'"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생의 문제는 절대 아니고, 심지어 이건 보수진영의 보편적인 지향점이라기보다는, 그저 일부의 뉴라이트적인 사관에 따른 행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국정동력이라는 것은 유한하고,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에게 모욕을 주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김일성이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키고, 공산주의자들이 분단을 고착화시키기 전까지, 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민족진영'에서 활동하는가, '공산진영'에서 활동하는가는 우리가 지금 선거에서 기호1번을 지지하느냐, 기호 2번을 지지하느냐 정도의 문제였을 것"이라며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해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된 김좌진 장군의 손녀 김을동 전 의원이 홍범도 장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 무엇이겠나"라며 "과거 무장독립운동에 나섰던 사람들간에 크고 작은 알력이 있었을 망정, 이념에 따라서 그 평가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자 논리가 비판을 받으니 이제는 '창군 이후의 사람만 남겨야 된다' 라고 다른 필터링 기준을 제시하는 모양새이지만, 그러면 해군사관학교에 창군과 관계없는 이순신 동상은 무슨 기준에 따른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국방부는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 정체성을 고려 시 적절하지 않다"며 흉상을 독립기념관에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독립운동가로서의 그분의 자취를 생각해서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사안"이라며 "국방부와 육사가 국민적 여론을 충분히 감안해서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