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푸틴의 광기만 아닌 젤렌스키도 책임

수만 명의 군인이 죽거나 사망하고 민간인 피해가 막심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로지 푸틴의 광기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독일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영화제작자인 슈테판 람비는 이달 초 출간한 '비상상황:전쟁 시기의 통치(Emergencies: Governing in Times of War)'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일 후 이를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에 푸틴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책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특수자전이 선포되고 러시아군이 진격에 나선 지 일주일여만인 2022년 3월 14일 독일 슐츠 총리,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3자 회담에 동의했다고 한다.

다만 그 자리에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를 참여시키는 문제와 관련, 의견이 달랐으며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제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불만도 나타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통화에서 푸틴은 슐츠와 마크롱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탈나치화를 포함한 특별 군사작전의 목표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돈바스 공화국을 독립 국가로 인정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는 이전 우크라이나 지방에 속했던 두 공화국이 러시아 연방 편입을 위한 투표가 실시되기 몇 달 전 상황으로 슐츠는 이에 대해 깊숙이 논의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슐츠는 마크롱에게 "휴전 회담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이 있다"라며 "푸틴은 모든 제재에 대해 어떤 불평도 하지 않고, 심지어 언급조차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슐츠는 "내가 조만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회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푸틴은 나와 마크롱은 물론 젤렌스키가 참석하는 것도 완전히 거절하지 않으면서 2가지 조건을 걸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후 푸틴의 입장이 젤렌스키가 빠진 슐츠, 마크롱, 푸틴 3자 회담이 되어야 할 것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휴전에 전제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는 2가지 조건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책에서 "현시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 반대와 나토 무기의 러시아 국경 배치 등 긴장 완화를 위해 우크라이나는 물론 나토 강대국들과 수개월 동안 협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적으며 전쟁의 책임이 순전히 푸틴에게만 있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이전 프랑스, 독일과 협력해 돈바스 지역의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공공연히 무시하고 8년 동안 도네츠크와 루간스키 시민들을 지속적으로 공격, 수천 명을 사망케 만들었다는 구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