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어 이낙연… “尹정부, 항일 독립투쟁 영웅 모멸”

윤석열 정부가 밝힌 육군사관학교 교정 내 독립운동가 5인(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 흉상 철거·이전 방침에 대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항일 독립투쟁 영웅 모멸'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갈수록 태산이다. 이번엔 홍범도 장군 등 항일 독립투쟁 영웅들의 동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옮기려 한다"며 "그 얼빠진 폭주를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지난 26일 출입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육사 교정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광복군 영웅 5인 흉상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홍범도 장군은 옛 소련 땅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광복 2년 전에 생애를 마감하신 분"이라며 "그런 장군을 북한이나 6.25에 관련 짓는 정부의 천박한 인식은 국가와 역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은 항일 독립투쟁 역사를 최대한 넓게 포용하려 노력해 왔다. 2021년 (카자흐스탄에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봉환한 것도 그런 노력의 연장"이라며 "이번 처사는 대한민국의 그런 정통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편협한 이념으로 만사를 재단하려는 위험한 폭주로 국가와 역사를 어디까지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홍범도, 김좌진, 이회영, 이범석, 지청천. 항일 무장투쟁 영웅들을 모멸치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윤석열 정부가 밝힌 육사 교정 내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이전 방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사 교정 내 항일 무장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 철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대한민국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권을 잃고 만주, 연해주, 중앙아시아를 떠돌던 항일 독립운동 영웅들이 오늘 대한민국에서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는가"라며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우리의 예우이며 보훈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육사 교정에서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을 철거하는 것을 부디 숙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면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이름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면 검토한다"며 "(홍범도함 이름 변경이) 검토할 사안이나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