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정보공개청구로 자료 보니, '대통령 폄훼', '종북 성향' 주 이유"
"이동관 복귀, 지난했던 방송 3사 파업, 언론인 저항, 다시 해야 하나"
"집권 7년차…몹시 피곤, 우리가 많은 준비와 노력했어야 했는데" 비꼬아
잼버리 K팝 콘서트 "K팝으로 밀어붙여서 박수, 면구스럽지 않을까"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연합뉴스]
탁 전 비서관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그때 아마 A급 B급 C급으로 나눴었다. 블랙리스트라는 건 원래 존재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그 사람을 배제하는 거다. 실제로 리스트로 만드는 거는 되게 무도한 짓이다. 근데 그 당시에 그렇게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제가 나중에 국정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그 자료를 봤는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폄훼했다', 그리고 '종북 성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공연을 연출했다', 그런 것들이 주된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복귀에 대한 소감을 묻자 "2012년 당시 방송 3사 파업이 길고 지난하게 있었다. 저도 3사 파업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공연도 연출했던 적이 있었다"며 "당시 방통위원장부터 시작해서 MBC사장 특히 낙하산으로 내려오신 분들에 대해 많은 언론인들이 저항을 하셨고 많이들 다치시기도 했고, 그걸 한 번 더 해야 되는 건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문건이 있었지만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 시절) '보고자 이동관'이라고 돼 있는 문건에 대해 '부속실에서 임의로 쓴 거다', 했는데 되게 얼척 없는 말이다. 그럼 대통령을 기망한 거 아닌가. 허위 보고라고 할 수도 없다. 보고자 자체가 보고한 사람이 아니라면 국가수반을 기망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도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의 변명, '나는 모른다', 혹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그럼 그 밑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그 모습을 보고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은 아무것도 책임져주지 않는 사람이구나,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그것은 온전히 실무자인 내 책임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시한 내 채택이 결국 불발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마쳐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달 1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냈고, 21일이 보고서 채택 시한이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는 전날 열리지 못하고 파행됐다.
앞서 '집권 7년차' 표현을 쓰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등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책임 소재를 전 정부에 돌리는 것을 비꼬았던 탁 전 비서관은 "집권 7년쯤 되니까 좀 더 우리가 많은 준비를 하고, 많은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몹시 피곤하다"고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모든 책임을 자꾸 (전 정부에) 돌린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은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며 "동시에 본인들의 콘텐츠를 항상 보여주지 못한다. 아마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란 게 전 정부, 전에 있던 적임자와 이런 상황을 탓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의 콘텐츠가 없다는 점에서 일견 이해도 되지만 저로서는 조금 반성도 한다"며 "우리가 집권 7년차를 맞아 좀 더 열심히 했었어야 되는데"라고 재차 비꼬았다.
새만금 잼버리를 K팝 콘서트로 대미를 장식한 것을 두고도 "어쨌든 이 모든 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잼버리 참가자들을 단순한 K팝 공연 관객처럼 만들어서 최종적으로는 두 번의 실패를 한 것"이라며 "과정의 실패고, 결과에서도 실패다. 잼버리 나름의 정신이 있는데, 그 정신과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반드시 들어가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K팝으로 밀어붙여서 박수를 받아내고 '만족했지?' '우리가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얘기하는데, 스스로도 상당히 면구스럽지 않을까"라고 깎아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