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세, 여전히 '관리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 원장은 이날 열린 '자본시장 불법행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금융감독원-국가수사본부간 업무협약 체결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여전히 '관리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출범 이후 1년여간 감소세를 유지해왔다고 본다. 연말연초 이뤄진 부동산 규제 완화는 과도했던 것을 정상화하는 과정이었다"며 "핵심은 DSR 산정의 적정성과 실효적인 운영"이라고 봤다.
이어 "변동금리 비중의 지나친 확대를 완화하는 것도 가계대출의 질적 관리에 있어 중요한 것"이라며 "과거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담보 대상 물권의 평가에 있어 일종의 버퍼로 작용했는데 LTV 규제가 없어지면서 깡통 주택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이 부분에 대한 점검을 물밑에서 해왔고 이달 중 가계대출 관리 내지는 실태와 관련해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DSR 중심의 관리가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진 만큼 주담대 산정 과정이 적정한지 실태 점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편중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DSR 원칙이 잘 지켜졌는지, 스트레스테스트 과정에서 인생주기별 소득/지출 흐름을 고려했는지 점검할 부분이 있다"며 "검사나 제재 관점이라기보다는 DSR 운영의 적절성 내지는 향후 정책의 방향성을 잡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점검을 신속하게 진행해 하반기에 가계대출과 관련된 여러가지 정책에 반영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여전히 GDP 대비 가계대출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관리가능한 범위를 유지하려면 올해와 같이 가계대출이 매달 5조원 넘게 늘어나는 상황은 경계감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당국과의 사전 조율을 거쳤는지에 대해서는 "DSR 산정 원칙과 기준에 대해 은행권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허용된 규제의 틀 안에서 경쟁하거나 시장을 개척하는 걸 당국이 사전적으로 막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DSR 규제 원칙을 지키면 허용된다고 얘기한 마당에 주담대를 해라, 하지말아라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 등을 두고 사전적으로 해라, 하지 말아라 하는 건 언론에서 비판해왔던 당국의 부적절한 개입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원칙을 악용하거나 과도하게 해석한 경우, 물밑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장점검을 내보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인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하려는 정책적인 목적을 갖고 탄생했다"며 "주담대의 무분별한 집중과 쏠림이 인터넷은행 제도의 본래 취지와 합치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번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지도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효과가 약화했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금리를 올릴 때 여러가지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물가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느꼈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데 전폭적으로 지지했었다"며 "지금도 여전히 물가와 관련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나름 합리적인 판단에 대해 존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리인상 부작용이 다양한 국면에서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이나 가계는 과도한 변동금리로 인한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며 "예를 들어 자녀를 학원에 못 보내는 식으로 되게 폭력적인 방법으로 (부작용이) 표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감원이 얘기하는 상생금융은 한계에 직면한 사람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면 함께 가기 어려워지고, 이들이 시장에서 탈락한다면 은행 입장에서도 소비자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금리혜택을 주거나 구조조정을 해주는 게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이해관계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시정책으로서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물가관리 차원에서 공감한다"면서도 "미시정책으로서의 미시적인 개입은 필요하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이게 적절한지는 효율성 문제니까 비판하실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