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1차적 책임' 누구…여야 난타 "전북" vs "현 정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종료됐지만 정치권의 '잼버리 파행 책임 공방'은 본격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은 사실상 집행을 주도한 전라북도로 지목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업 점검 및 관리 주체인 여성가족부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인 김한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정부 책임의 상당수는 분명히 여성가족부가 맞다"며 "실질적으로 여가부 출신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고, 조직위는 여가부가 실질적으로 관장하기 때문에 1차적인 책임은 분명히 여가부가 갖고 있는 건 맞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북도가 물론 조직위의 결정을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분명히 국가적 행사이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또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 맡고 있고, 대통령도 명예총재로 추대된 3월에 잼버리를 전폭 지지하기로 했다고 했다"고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YTN '뉴스앤이슈'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정부, 대통령실이 됐든. 전임 정부, 전라북도. 책임의 경중에 맞게 따지면 된다"며 "지금 갑작스럽게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전라북도 책임론으로 모두 가겠다는 집권여당의 태도는 저는 정말 못마땅하다"고 맹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1170억원 예산 중 (잼버리) 중앙조직위원회가 860억을 썼다. 전라북도가 256억, 부안군이 36억 썼다고 한다. 돈을 쓴 규모를 보면 책임의 경중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직위가 김윤덕 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빼면 세 분 계시는데 그 세 분이 윤석열 정부의 김현숙 여가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집행위원장 맞다. 민주당 지자체의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다. 책임 문제의 경중을 따지면 된다"며 "그런데 시작도 전부터 민주당, 전라북도 이러면서 인터넷상에 갈라치기 하냐고 난리가 났다. 국민들 갈라치기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서 "잼버리대회 국가 행사를 주무부처인 여가부를 뒀고, 총괄을 할 수 있는 특별법에 의해 명시되어 있는 한덕수 총리가 전체 조직위의 총괄 책임자"라고 지적했다.

남 부원장은 "민주당에서는 계속 책임소재를 따져 묻고 나서 한덕수 총리의 사퇴까지도 밀어붙일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전북의 책임을 전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예산 집행이 있으면 분명히 질타를 해야 되는데, 1170억 총 예산에서 이번 정권 들어와서 조직사업비로 들어간 돈이 거의 617억이 넘는다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일 처음 퇴소를 결정한 영국과 미국에서 문제를 지적했던 것이 위생시설, 샤워시설, 물이 내려가지 않는 지저분한 화장실이 문제였다. 이 부분은 조직사업비에서 들어갔어야 된다"며 "직전에 점검했다는 분들이 점검을 제대로 했어야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최소한, 이 정부 들어서 있었던 준비 부족에 대해 인정하기 바란다. 그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집권 세력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자세다. 감사원을 동원해서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는 포기하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충분하다"며 "민주당이 무한 책임을 갖고 잼버리 부실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백서를 기록하고 교훈을 남기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국힘당의 전 정부 탓은 순전히 '억까'에 불과하다"며 "잼버리 지원 특별법 제5조에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조직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조직위원회가 세계잼버리 종합계획 수립부터 시설 설치 관리 등의 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올해 2월 말에는 여가부, 문체부, 행안부 장관이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들 장관의 책임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고, 국무총리도 정부지원위원장으로 잼버리대회 파행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당연직 위원인 장관들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잼버리 대회 파행의 1차적 책임은 당연히 전라북도에서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잼버리) 조직위 정관에서 보면 예산 및 중요 사업계획 승인을 집행위원장인 전라북도 도지사가 가지고 있고, 각종 시설 책임 있는 시설관리본부 직원은 전부 전라북도 및 지방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며 "필요한 예산, 승인권을 모두 가지고 사실상 모든 집행을 전라북도에서 주도적으로 했다. 당연히 전라북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고양병 당협위원장도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서 "정쟁으로 가는 건 원치 않지만 민주당에서 자꾸 현 정부의 탓이 더 크지 않느냐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준비가 37%다. 평창올림픽 성공시키지 않았느냐 하는데 그땐 (박근혜) 정권에서 90% 이상 준비해서 넘겨줬다. 5년 동안 37%밖에 집행을 안 해서 넘겨주면 현 정부에서 그걸 어떻게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집행위원장이 전북도지사다. 나머지 조직위원장인 행안부, 문체부 장관은 2월달에 전체 국가 행사니까 들어온 것"이라며 "김윤덕 의원은 처음부터 조직위원장으로 2대에 걸쳐서 다 했는데 그동안 뭐 하셨나. 집행위원이 실질적으로 돈을 다 집행하고 활동하는 거 아닌가"라고 재차 따져물었다.

또 "전북도와 부여에서 해외여행을 나간 게 99차례라는데 크루즈 여행 가고 전혀 상관없는 곳에 가서 보고서 쓰고, 그 돈 다 어디다 쓴 건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위생시설 관련) 보고를 하고 문제 제기하는 것들이 맞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여가부 장관에 대해 분명히 책임소재가 따라야 된다"고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전북도가 새만금을 앞두고 20조원 가까운 돈을 끌어들인 게 잼버리 대회를 위해서 새만금이 있었던 건지, 새만금의 돈을 받기 위해서 잼버리대회를 이용한 건지. 후자가 더 크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강원도 원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총체적 무능과 실패로 끝난 잼버리'라고 우기면서 책임 전가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마도 조사에 들어가면 들킬 수밖에 없는 구린 구석이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며 "세금을 도둑질한 자가 있다면 그 소속과 지위,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돈을 떼어먹은 자가 주범"이라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감사원이 잼버리 파행에 대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제 진실을 마주할 시간"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지자체와 지역 정치인들이 대회 준비를 핑계로 각종 SOC 사업을 챙기는 동안 대회에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는지, 관련 중앙부처도 역할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그 많은 국민 혈세는 어디로 셌는지 등을 명명백백히 밝혀내 지위 고하와 소속을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6일에 행정안전위원회, 25일 여성가족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잼버리 대회의 진상 규명을 위한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야는 상임위 현안 질의에서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