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김한규 "잼버리 파행, 與 방향 딱 잡아...'전북, 집행 책임 있다' 인식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공식 종료되고 난 뒤 대회 파행 책임이 전임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에 있다며 국민의힘이 공세의 포문을 본격 열기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의 행사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주고 정부의 관여 사실을 숨기고, 집행 책임이 전북에게 다 있다는 인식을 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한규 의원은 1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예산을 주고 사업계획을 하고 집행을 전부 전라북도에서 했다. 1차적 책임은 당연히 전라북도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묻자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여당이 방향을 딱 잡았다고 저희는 보인다"며 "'전 정부 잘못'이라는 얘기를 꼭 지금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치른 이번 정부의 책임도 당연히 있어야 되는데 그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집행 단계에서 잼버리에 대한 모든 책임 져야 된다고 얘기하는 건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 맡고 있고, 대통령도 명예총재로 추대된 3월에 잼버리를 대통령으로서 전폭 지지하기로 했다고 했다"며 "전북도가 물론 조직위의 결정을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분명히 국가적 행사이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잼버리 대회 파행의 책임 소재를 가르기 위한 감사원 감사 착수에 대해 "여당의 흐름을 여러 경로로 확인한 바, 무조건 '전북을 우선적으로 문제제기 하자',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지난 6년간의 문제를 한꺼번에 다 보겠다'고 명확하게 얘기한다. 전 정부, 현 정부 책임을 어떻게 보면 6대1의 비율로 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정치적인 의도가 명확하게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 책임의 상당수는 분명히 여가부가 맞다"고 지목하며 "전체적인 예산 중 조직위가 870억, 전북도가 260억을 사용했다. 가장 문제였던 샤워장, 화장실, 야영장 조성, 음식, 이런 것들이 다 조직위의 책임이고, 조직위는 여가부에 인가받아 설립되고 공무원 파견돼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질적으로 여가부 출신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고, 조직위는 여가부가 실질적으로 관장하기 때문에 1차적인 책임은 분명히 여가부가 갖고 있는 건 맞다"고 덧붙였다.

수도, 전기 등 기반 시설 미비 문제도 "전북도도 담당하고 있는 게 있지만 샤워실, 전기시설 이런 것들은 분명히 조직위 여가부의 책임"이라며 "저희도 전기설비 시설 안전점검에서 큰 문제가 있었다라는 걸 확인했다. (개영식) 전날까지 거의 40%가 넘는 시설이 부적합하거나 시공이 안 됐다는 것을 조직위 자체의 야영지 전기설비 시설 안전점검에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월 31일 안전점검을 했는데 1차적으로 왜 (개영식) 전날에야 안전점검을 했는지도 의문"이라며 "그날 절반 가까운 설비가 준비가 되지 않았던 건 충격적이다.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날선 지적을 이어갔다.

감사원은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과 여가부, 행안부 등 지원 부처에 대한 감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지자체 사무와 그에 소속된 공무원에 대한 직무 감찰 권한이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회 유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했기 때문에 또 민주당 의원 한 분도 공동위원장이고 그런 점들을 고려하면 저희 잘못이 없는지도 객관적으로 봐야 된다는 말씀"이라며 "저희가 이제 부담을 덜고 오히려 이번 정부의 문제도 제대로 지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잼버리 대회 파행의 1차적 책임은 당연히 전라북도에서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잼버리) 조직위 정관에서 보면 예산 및 중요 사업계획 승인을 집행위원장인 전라북도 도지사가 가지고 있고, 각종 시설 책임 있는 시설관리본부 직원은 전부 전라북도 및 지방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며 "필요한 예산, 승인권을 모두 가지고 사실상 모든 집행을 전라북도에서 주도적으로 했다. 당연히 전라북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170억원 예산을 쓰면서 그중 중앙정부에서 나간 지원금이 722억원이다. 2015년 일본 잼버리 대회보다 14배 지원했다. 올해만 조직위에서 3번에 걸쳐서 150여억원이 긴급 추경을 요청해서 윤석열 정부가 전부 지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잼버리 관련 99회의 해외출장 중 7번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출장이 모두 전라북도 및 새만금청 관련된 지방공무원들이 출장갔다"며 "그럼 모든 행사 주도는 전라북도 및 관계기관에서 산하기관에서 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침수 대책 예비비 편성을 거절했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 책임론이 나오니까 여가부 장관 책임론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걸 갖고 이슈화시킨다"고 맹비판했다.

이어 "전라북도의 보고를 그대로 믿었다는 부분은 크게 문제가 있다"며 "실질적 권한은 집행위원장인 전라북도 도지사에게 있지만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또 주무부서로서 충분한 점검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다. 결국 실체적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조치 속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잼버리 대회 파행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잼버리 사태는 준비 부족, 부실 운영, 책임 회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잼버리 책임론'을 두고 8월 임시국회에서 격렬한 여야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정국은 더욱 혼돈 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