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어린이정원에 윤석열·김건희 부부 사진전… 尹 연설문 글짓기도”

'용산 어린이정원에서 대통령 부부 색칠놀이 도안을 나눠준다'는 사실을 알린 시민이 정원 쪽 출입금지를 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용산 어린이정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의 사진전이 전시돼 있고 윤 대통령 연설문을 통한 어린이 글짓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은희 용산시민회의 대표는 11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에서 '윤 대통령 부부 색칠놀이' 사실을 온라인상으로 밝힌 이후 "지금도 출입을 못하고 있다. 어제·오늘 예약을 (시도)해 봤는데 다 예약불가로 뜨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상에는 '용산 공원에서 아이들 색칠하라고 준 것'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돼 윤 대통령 부부가 그려진 색칠놀이 도안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도안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지난해 12월 24일 경기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내며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했다.
이어 "정치적 악용, 평온을 해친다는 이유라는 내용을 전화로 (들었다)"며 "그분(용산서 정보과 형사)이 자기 사견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전하는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자신 말고도 용산 어린이정원에 출입금지 당한 인원이 6명 더 있다며 "지난달 22일 함께 용산 어린이정원에 들어갔던 주민관람단이 모두 출입을 금지당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대통령 내외) 색칠놀이를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김 대표는 "우리가 보기에 거기에는 색칠놀이가 중심이 아니었다"라며 "제가 색칠놀이 (도안 사진을 SNS에) 올렸지만 그곳에는 윤석열·김건희 그 부부의 사진전이 엄청 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또 어린이 색칠놀이와 함께 어린이 자유글짓기(코너)가 있었는데 '외교' '자유민주주의' 이런 내용이 있어 어린이들이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고 보였다"라며 "그곳 관계자가 하시는 말씀이 '이건 대통령 연설문을 적어놓고 그 글자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맞춰 시를 짓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용산 어린이정원이 대통령실 앞에 있으니 대통령 부부 관련 글짓기·색칠놀이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을 듯하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는 "이곳은 공원이 아니라 거의 보안시설 수준이다. 경찰·경호원들도 계속 따라온다"라며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원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뒤편에 위치한 '용산 어린이정원'은 지난 5월 4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일반에 개방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개방 축사에서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계속 가꿔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