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이재명 '혁신위 유감' 발언…대의원제 폐지 차질, '경솔했다' 의미"
"이화영 유동규·남욱과 비슷한 길 걸어…이화영, 훨씬 자신의 운명 잘 알 것"
"이화영 부인, 법원에 증거인멸 우려 인식 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논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오히려 혁신 대상' '동력 상실' 등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당 안팎으로 해체론까지 나와 대의원제 폐지 등 혁신안을 추진하지 못하는 데 대한 이재명 대표의 속마음을 제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8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들여와서 사실 하려고 한 것은 결국 대의원제를 폐지하고 소위 개혁의 딸, 개딸들에게 공천권을 넘겨주려고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그분(개딸)들의 막강한 움직임을 통해서 이재명 대표에 반대하는 여러 분의 목을 치기 쉽게 만들려고 하는 것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끌고 들어오려고 했다"며 "그 과정에서 대의원 제도를 폐지하는 데 조금 차질을 빚었고, 그에 대해서 경솔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의미로 들으면 아주 이재명 대표의 속마음을 제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좀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혁신위원장 임명권자인 자신의 책임론이나 위원장 경질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남은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않으냐)"라고 말해 '노인 비하' 발언으로 정치권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김 위원장이 대한노인회를 직접 방문해 사과하는 과정에서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라는 발언이 나온데 대해 김 위원장의 시누이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시부모의 사업체까지 빼돌렸다'는 취지의 글을 통해 가족사를 폭로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더 커졌다.
혁신위는 오는 8일 예정됐던 '대의원제 폐지·공천룰 개정' 혁신안 발표를 10일로 연기했다. 당초 8일 혁신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민주당 소속 의원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아 최종안 발표를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를 '1 대 1'로 맞추는 안을 포함해 대의원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대의원제 폐지 및 축소에 대해 "지금 민주당에 대의원제가 그렇게 화급하고 본질적인 건가. 강성 당원들이 소위 이재명 대표 쪽 세력을 확대시키려고 하거나 그쪽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뻔히 속셈 보이는 건데 지금 혁신위라는 데서 대의원제를 들고 일어나서 하는 건 결국 강성 당원들, 개딸들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을 하고 관철시키려는 대변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혁신위를 매섭게 비판했다.
이어 "혁신위는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연명책에서 비롯된 것이니만큼 기대할 바도 없고 백해무익하지 않나. 오히려 혁신의 대상인 개딸, 잘못된 일그러진 팬덤을 혁신하고 바로잡을 생각은 안 하고 오히려 거기에 충성하고 있다. 혁신위를 혁신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니까 더 집착하고 미련 둘 이유가 없다. 당장 혁신위가 해체되고 사퇴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씽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증언과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보여주는 여러 가지 태도는 결국 유동규, 남욱 그런 분들하고 거의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봤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과 관련해 그동안 부인하던 입장 일부를 변경해 최근 검찰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보통 조폭들은 자기 졸개들이 들어가면 영치금도 넣어주고 다른 사람을 통해 가족도 돌봐주고 나오면 내부에서 지위도 올려주는 등 책임지고 조직을 보호하는데, 이 대표의 경우, 김문기 전 성남도공 1처장 사례를 보듯 '나 너 몰라' 하니, 모두 다 뒤집어쓰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 교도소에서 오랜 숙고 끝에 '내가 지은 죄만큼은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저 사람을 위해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결론에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이 검찰이 회유와 압박을 통해 남편이 허위진술을 하게 한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이 오히려 변호인을 해임하려고 하는데, 이 전 부지사가 훨씬 자신의 운명을 잘 안다"며 "자기가 지사에게 보고했는지 아닌지는 이 전 부지사가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히려) 민주당 측에서 이 전 부지사의 부인에게 상당한 압박, 회유, 권유를 하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보기에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냥 두면 증거인멸 우려가 굉장히 강하겠구나'라는 인식을 법원이 하게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