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폭염 대책" 사전 경고 있었다…뒷북 수습 나선 정부

이원택, 지난해 국정감사서 "폭염·폭우 대책 정밀 점검" 촉구

김윤덕, 지난 5월 국회 본회의서 "시급한 국비 지원이 필요"

여가부, 지난 6월 말 조직위 요청한 추가 예산 중 20억원 지원

잼버리 부실 준비 논란에 여야 책임공방...정부 '뒷북 지원'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해 폭염 대책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이 의원은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 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감염대책을 정말 점검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전 세계에서 바라보고 있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책임지고 잘 이관하도록 하겠다. 태풍·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았다"고 답했다.

지난 5월에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안전대책을 위한 예산투입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 의원은 자유발언을 통해 "행사 개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폭우로 인한 침수라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실행계획은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예산투입 계획이 잡히지 않다보니 결론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안전"이라며 "과감하고 시급한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추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러차례 나왔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기상이변에 따른 재해대책 예산 등 93억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이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조직위는 지난 6월 초 "7월 중순과 8월 중순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 및 폭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잼버리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에 93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요청했다.

하지만 여가부는 지난 6월 말 조직위가 요청한 추가 예산 가운데 20억원 가량만 지원해주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폭염 대비 물·얼음 구입 비용은 조직위 자체 예산으로 집행해야 했다.

잼버리 대회 준비 부실에 대한 논란이 일자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며 행사 축소나 중단도 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6년의 준비, 막대한 예산 투입 등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겠지만 청소년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잼버리 진행 여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대회기간을 축소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 검토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새만금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했다고 맞서면서 행사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는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하고 윤석열 정부가 개최한 행사인 만큼 여야와 국민 모두가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임이 틀림없다"며 "새만금 잼버리 역시 정쟁거리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 미흡에 대한 책임을 따지거나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며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은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가 잘 마무리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대회 운영미숙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긴급 지원해 냉방시설 등을 추가 설치했고 예비비 69억원 지출안도 재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