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투표권, 여명 기간에 따라 달리한다…황당해"
"김두관 당대표설, 이재명 퇴진 의미 거의 반감시킬 것"
"김두관 의원한테도, 당에도 도움 안 돼"
조응천 "지독한 노인 폄하 발언…당 혁신하러 오신 분 맞나"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왜 똑같이 1 대 1 표결을 하느냐"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이는 가운데,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일제히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굉장히 몰상식·반상식적", "귀를 의심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분야든,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든 무지한 건지, 인식이 아주 깊게 잘못된 건지 너무 황당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나이 갖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건 우리 헌법정신"이라며 "투표권을 나의 여명 기간에 따라서 달리하겠다, 굉장히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얘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콩가루집안, 오합지졸이라 해 너무 모욕적으로 생각되고, 초선 의원에 대해 코로나 시기 학력 저하 학생 같다, 혁신위가 이재명 대표 지킴이임이 틀린 말은 아니다, 등 정도가 지나치고 너무 일탈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정말 귀를 의심했다.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오신 분 맞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명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거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르신들은 삶의 지혜, 경험이 축적된 분들이다. 그 말씀은 지독한 노인 폄하 발언"이라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의 기본적인 인식에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스물두 살 둘째 아들이 중학교 1학년인지 2학년일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고 질문했다"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여명(남은 수명)에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청중에게 "되게 합리적이지"라고 물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고 했다.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로, 노인 비하 발언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혁신위는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며 "김 위원장 아들이 중학생 시절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한 발언을 왜곡해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구태적인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혁신위의 반박문에 이 의원은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한다. 말할 때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앞뒤 전후 상하 다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얘기해야 되는데 자꾸 '왜곡됐다', '갈라치기 한다'고 상대를 탓하거나 언론을 탓하는 건 아주 안 좋은 습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기의 과실을 본인에서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 정도 인식과 자세를 갖고 과연 민주당 혁신의 역할을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일갈했다.
또 '10월 이재명 당대표 사퇴, 김두관 당대표설'에 대해 "소위 친명계 핵심을 통해 들었다는 (정성철 소장) 말의 사실 여부나, 사실에 어느 정도 근거하는지 판단키 어렵다"면서 "다만 소위 친명계 생각은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지 않기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당내 자유로운 공론화, 당내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고 해 퇴진을 주장했고, 어떻게 귀결될지 진행형이라고 본다. 10월, 12월 이런 얘기는 섣부르다. 과거 친명계에서 질서 있는 퇴진 주장도 있었는데 그런 설 중 하나일 것"이라고 답했다.
김두관 의원 이름이 특정돼 거론된 이유에 대해 묻자 "솔직히 말씀드릴까요"라며 "김두관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뜻을 잘 관철하고 앞장서서 해낼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말들이 나오는 거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런 분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과연 이재명 대표가 설사 퇴진한다고 해도 퇴진의 의미를 거의 반감시킬 것"이라며 "김두관 의원한테도 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사퇴설은 김무성 전 의원 보좌관 출신 장성철 공감과논쟁센터 소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기됐다.
장 소장은 지난달 29일 MBC라디오에서 "10월에 이 대표가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새롭게 열어서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새로 뽑아 내년 총선에 대비한다는 의견에 40명 정도의 의원들이 합의됐다"면서 "(후임 당대표로는) 김두관 의원을 밀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