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신은 고양이'에 숨겨진 상속이야기

상속재산, '얼마나'보다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가져야

"물려받은 재산 없어도 지혜와 기지만 있다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

큰 아들에게는 방앗간을, 둘째 아들은 당나귀를 물려주었다. 하지만 막내 아들에게 물려준 것은 고양이 한 마리가 전부였다.

아버지가 죽자 두 형은 막내를 박대하고 마을에서 쫓아버렸다.

상심한 막내에게 고양이가 가방과 장화 한 켤레를 가져다 달라고 말했다.

막내가 마련해 준 장화를 신은 고양이는 그 나라의 왕을 찾아가 화려한 연기를 펼치면서 왕의 환심을 사게 되고, 막내는 급기야 공주와 결혼에 골인한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에 쓴 동화, '장화신은 고양이(Puss in Boots)'의 대략적인 줄거리다.

가난한 주인이 부자가 되도록 도움을 준다는 지혜로운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로 201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이야기에는 상속받은 재산이 적더라도 그것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있고 열정이 넘친다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장화신은 고양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도 있다. 바로 '놀부와 흥부'이야기다.

시름시름 앓던 아버지가 형제를 불러 사이좋게 재산을 나눠 가지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한다. 하지만 욕심쟁이 형은 재산을 모두 차지하고 동생을 박대하더니 급기야 빈 몸으로 내쫓는다.

마음씨 착한 동생은 우여곡절 끝에 제비의 다리를 고쳐준다. 이후 그 제비가 보답으로 물어 다 준 박씨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큰 부자가 된다.

이 소문을 들은 형도 배 아파하며 제비의 다리를 의도적으로 부러뜨려 보은을 기대하지만 제비의 보복으로 쪽박을 차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놀부와 흥부 이야기는 권선징악에 초점에 맞춰져 있지만 그 이면에 '장화신은 고양이'와 유사한 교훈을 담고 있다. 즉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도 선행을 베풀고 지혜롭게 살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부를 쌓는 데에 기본원천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성장시키는 것은 결국 당사자 몫이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도 세상을 보는 안목이 없거나 유흥과 도박으로 탕진하기 시작하면 물려받은 재산은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물려받은 재산은 없거나 적더라도 지혜와 열정으로 반전을 이룰 수 있다.

무엇을 얼마만큼 물려 받는 가 하는 것보다는 물려 받은 재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상속재산의 크기보다는 상속인의 지혜와 능력이 부를 일구는데 더욱 중요하다.

장화신은 고양이 그리고 놀부와 흥부이야기에 숨겨진 메시지다.

엄혹한 환경 속에서도 지혜를 발휘해 거부가 된 정주영과 신격호 회장 같은 이들의 이야기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은 말한다.

"물려받은 것이 없어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실행력이 있으면 잘 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