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사건 발생 12일부터 고인 사망 18일까지 학부모와 통화
업무용 메신저 대화, 교내 유선전화 통화내역 확인해 고인 사망과 연관성 조사
◆…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등학교 담당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가 학생들 다툼 문제로 접촉한 학부모와 사망 전 일주일간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른바 '연필 사건'이 발생한 12일부터 고인이 사망한 18일까지 고인과 학부모 사이에 통화가 수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은 숨진 교사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 이마를 그은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숨진 교사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4일 학부모가 A씨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 전화했고, A씨가 방학 때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학부모 일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A씨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유족과 학부모 측 입장을 고려해 정확한 연락 횟수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연필 사건 이전 A씨와 학부모 사이 통화내역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업무용 메신저인 '하이톡' 대화와 교내 유선전화 통화내역도 확인해 A씨 사망과 연관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교내 폐쇄회로(CC)TV와 A씨의 업무용 PC, 업무일지, 개인 전자기기 등을 확보해 '학부모 갑질 의혹' 등 고인의 사망 전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고인의 일기장 유출과 관련해선 "일기장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고인 사망과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선 면밀하게 살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유족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의 고소나 고발이 있을 경우 이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유족 측은 '서이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경찰은 왜 개인 신상 문제로 방향을 몰아 언론사 등에 흘렸나"라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서이초 측에 대해서도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며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