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코인 범죄 피해 5조3000억원...'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 출범

가상자산법 시행 앞두고 불공정거래 우려

62%는 단독상장...시총 1억 이하 코인도 난립

FIU 보고된 의심거래, 1년반 만에 1322% 급증

최근 5년간 가상자산과 관련한 범죄 피해규모가 5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은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위해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을 출범했다.

26일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이 금융·증권범죄 중점검찰청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설치돼 출범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 국세청, 관세청,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 7개 기관에 소속된 조사·수사 전문인력 30여명으로 구성됐다.

2009년 비트코인 등장 후 가상자산은 주식·부동산과 함께 중요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 비트코인은 시가총액이 최대 1조2600억달러(약 1611조원)를 넘어서는 등 세계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2021년말 4300조원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이용자 627만명, 시가총액 19조원, 일평균 거래액 3조원을 기록했다. 2030세대를 주축으로 전연령대 국민이 거래 중이다.

그러나 주식과 달리 가상자산은 발행·상장·유통 관련 불공정거래행위 금지규정이 법제화되지 않아 시장참여자들이 충분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제정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으나, 후속법령 정비 등 제도 정착 시까지 불공정거래행위가 지속될 우려가 있다.

최근 1050개가 넘는 가상자산이 상장폐지되고, 1010개가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투자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유통 625개 가상자산 중 단독상장은 389개로 62.3%를 차지했다. 그중 시가총액 1억원 이하 가상자산이 132개에 달했다. 실체 불명의 부실·불량 가상자산이 난립하는 모습이다.

탈세·뇌물·외국환거래법위반·자금세탁을 비롯해 가상자산 발행·상장·유통 등 전반에서 범죄 의심거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월평균 FIU에 보고된 가상자산 의심거래는 2021년 66건, 지난해 900건, 올해 6월말 943건으로 1년 6개월 동안 1322% 급증했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규모는 2017년 4674억원에서 지난해 1조192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5년간 합계는 5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이에 건전한 가상자산 생태계가 조성되고, 시장참여자들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범정부적 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단이 출범하게 됐다.

합수단은 각 기관의 전문인력과 협업해 '부실·불량 코인 발행·유통' 과정을 분석하고, 드러난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를 통해 엄벌해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상자산 발행·유통업체에 대한 건전성·사업성 분석 및 이상거래 추적을 통해 범죄 관련성을 사전 검토하는 '조사·분석팀'과 이를 토대로 수사대상을 선정해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를 담당하는 '수사팀' 체계로 운영한다.

'범죄수익환수 전담팀'은 서울남부지검 환수 전담 검사가 수사팀·조사분석팀과 협업해 수사 초기부터 신속한 몰수·추징보전을 실시한다. 판결 확정 후 보전재산 강제집행을 통해 종국적으로 범죄수익을 환수한다.

합수단 관계자는 "상장폐지된 가상자산 등 이미 피해가 현실화된 부실·불량 코인의 발행·유통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중심으로 수사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선의의 시장참여자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