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측 "수원지검 항의 방문…부담, 이재명 엮이니까 오나"
與 "이화영 '부담된다'…'이재명 대표 구하기'라는 것 알기 때문"
이화영 전 부지사 부인, 해광 변호인단 해임 신고서 제출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고…정신 차려야" vs "제 의사 아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연합뉴스]
최근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입장 일부를 번복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 전 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 연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한 것을 두고 "부담된다"며 "정치 쟁점화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찾아오면 국민의힘도 정치공세를 펼 것이고 재판도 정치적으로 왜곡되지 않겠나.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자꾸 민주당 의원들이 수원지검 찾아가서 항의하고 이런 것 부담된다"고 했다.
또 "그전에는 신경도 안 쓰다가 이재명 대표와 연결돼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니까 민주당 의원들이 급하게 오신 것 아닌가. 실질적 도움이 안 되고 정치 쟁점화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이제 엮이니까 오시는 건가"라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인권위원회·법률위원회는 지난 24일 수원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에 대한 반인권적 조작 수사와 거짓 언론플레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범계 대책위원장, 주철현 인권위원장, 김승원 법률위원장, 민형배 인권위 상임고문 등 4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은 지난 18일 구속 중인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로부터 탄원서를 접수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이화영 부지사 본인의 친필 서한을 접수했다"고 비판의 운을 뗐다.
이들은 "이에 따르면, 그간의 피의사실 공표성 언론보도는 잘못된 것으로 그 배후에 검찰이 있고, 검찰이 '방북비용 대납' 프레임을 짜놓고 이재명 대표를 끼워 넣기 위해 혈안이 돼있으며,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일방적 조작진술에 더해 이 전 부지사에게도 허위진술을 회유·압박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법리적으로 검찰과 열심히 다투려고 하는 듯한데 민주당이 이렇게 오면 재판이 정치적으로 비치고 여당도 정치 공세를 펴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이 전 부지사의 이같이 심경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 목적은 그저 딱 하나 '이재명 대표 구하기'일 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YTN '뉴스앤이슈'에서 "민주당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입 다물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이 당황스러운 거다. 아주 벌벌 떨고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입을 다물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제 진실의 문 앞에 서서 일부씩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민주당의 의원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부인을 만나서 설득한 다음에 탄원서를 냈다는 것"이라며 "그 탄원서가 법원으로 가야지 왜 민주당에 들어오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성태 돈을 준 사람도 있었고 국정원에 보고해야 되기 때문에 담당자도 진술했다. 기록이 국정원에 있다. 모든 사람들의 (진술이) 일치한다. 그에 일치하게 이 전 부지사가 입장을 바꿨었는데 모든 부분들이 다 맞아떨어지니까 민주당이 당황스러워서 이 전 부지사 입 다물고 이재명 대표 보호해 달라고 가서 압박하는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민주당의 조직적 회유와 협박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줄지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특별면회를 신청하고 있다고 하니, 이 전 부지사의 진술번복을 회유하겠다는 의도 외에는 달리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항의처럼 수사가 조작이라면 재판 과정에서 명백히 밝히면 될 일"이라며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에 대한 증거력 또한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화영 전 부지사를 돕기 위함인지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그저 자기정치에 이용하기 위함인지, 수원지검 바닥에 앉아 농성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황당한 모습에 실소가 나올 지경"이라고 맹비판했다.
아울러 "부지사가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추진하면서 그 과정을 도지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다는 것을 믿을 국민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 아내 A씨는 최근 민주당에 탄원서를 보내 "남편이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최근 이 전 부지사의 달라진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다.
A씨는 해광 측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적극 변호 활동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재판에서 발언권을 얻은 뒤 "해광은 제가 계약하고 선임한 분들"이라며 이 전 부지사에게 변호인단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또 "(남편이) 하지 않은 일을 왜 했다고 얘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자기가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 정말 답답하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배우자가 제출한 일부 변호인단 해임신고서에 대해 재판부가 당사자 의견을 묻자 "제 의사가 아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