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쌍방울 방북 요청, 이재명에 사전보고 된 것 아니다" 옥중편지 공개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쌍방울그룹에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추진 요청'을 한 것은 맞지만, 이를 이 대표에게 보고한 것은 아니라는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2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날 가족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자필 편지에서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에게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이 지사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보고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다만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우연히 만난 북측 관계자와 김성태가 있는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문제를 얘기했다"며 "동석했던 김성태에게 김성태가 북한과 비지니스를 하면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를 얘기한 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내용은 이재명 지사와 사전보고 된 내용은 아니다. 즉흥적으로 그같이 말했고, 저로서는 큰 비중을 둔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법정에서 진실을 반드시 밝힐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제3자 뇌물 혐의로 조사 중인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를 요청했는데 관련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부지사가 그간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등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는 기존 입장을 일부 뒤집은 것으로, 검찰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었다.

이 같은 진술과 대비되는 이 전 부지사의 자필편지가 공개되면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는 오는 25일 재판에서 법정 증언이 예정돼 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했다는 보도 관련 "정권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또 신작 소설이 나오는 걸 보니까"라며 "저번 '변호사비 대납 소설'이 망했지 않았나. 아마 이번 방북과 관련된 소설도 스토리라인이 너무 엉망이라 잘 안 팔릴 것 같다"고 검찰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