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 감소 35% ‘경쟁력’ 약화 탓…IT 회복돼도 큰 폭 반등 어려워”

한은, ‘BOK 이슈노트: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 발표

반도체 중심 IT 부진, 자동차·선박 호조…대중국‧아세안 부진, 미국‧EU 양호

“수출구조 다변화, 기술 경쟁력 확보 등 노력 지속 필요”

중국 봉쇄조치 이후인 2022년 4~12월 대비 2023년 1~4월중 대(對) 중국 수출 감소의 65%가 주로 중국 자체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기적 요인에 기인하고, 35%는 중국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한 경쟁력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1일 'BOK 이슈노트: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팬데믹 이후 대외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된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은 그간 IT‧중국 의존도가 높은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부진했으나 2분기 들어 부진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또한 이전에는 수출이 품목별, 지역별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으나 최근에는 차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IT품목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는 반면 자동차, 선박 등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대 중국‧아세안 수출은 부진하지만 대 미국‧EU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을 보였다.

수출변동 요인을 설명하는 불변시장점유율(Constant Market Share·CMS)을 이용한 분석 결과 대 중국 수출의 경우 분석 대상기간 중 수출 감소에서 중국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한 경쟁력 요인이 35.3%를 차지했다. 중국 자체의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기요인은 64.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대(對)미·EU 수출의 경우에는 수요 요인이 소폭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경쟁력 요인은 수출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향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면서 수출이 점차 개선되고 품목별·지역별 차별화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의 수출구조를 감안할 때 글로벌 IT경기가 회복될 경우 IT 비중이 높은 대중국‧아세안 수출의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 수출은 대기수요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미국‧EU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김상훈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다만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도 최근 대미 수출이 늘어나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효과적 대응 여부에 따라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수출구조 다변화, 기술 경쟁력 확보 등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