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인이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공급하는 것이 전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언론인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모어 허쉬(Seymour Hersh)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분쟁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오직 바이든의 정책실패를 호도하려는 목적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정보를 제공한 정통한 관리는 "이 전쟁에서 바이든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가 망했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것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무기 재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올여름 말, 8월 초에 닥쳐올 위기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쉽게 견뎌낸 러시아가 대규모 공세로 반격에 나서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집속탄을 사용하겠다는 서면 보증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뒤이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민간인에 가장 위험하지 않은 집속탄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수백 개의 자탄을 하나의 포탄에 내장하고 있어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킬 경우 수십 제곱미터를 초토화할 수 있는 유엔 무기 협약에 금지된 무기다. 특히 즉시 폭발하지 않더라도 지상에 굴러다니며 전쟁이 완전히 끝난 한참 후에도 폭발해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준다.
탄약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0~40%는 즉시 폭발하지 않고 지뢰가 되어 민간인 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속탄에 관한 협약은 2008년 체결되었고 현재까지 111개국이 가입했다. 12개국은 문서에 서명은 했지만, 자국 내의 비준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14일, 우크라이나 알렉산드르 타나브스키 장군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약속한 집속탄을 넘겨받은 사lf을 공개하고 민간인에 대한 장기적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인도적 무기 사용의 정당화를 위한 작전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지금 막 손에 넣었고 아직 사용은 하지 않았지만, 전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라며 "러시아군을 방어진지에서 밀어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8년 체결된 집속탄 규제에 관한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1%(100개 자탄 중 1개가 폭발하지 않는)가 넘는 집속탄 수출을 금지하는 자체 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보낸 집속탄은 2000년 시험에서 평균 14%의 불발률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보낸 폭탄의 불발률은 2.35%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역시 자체 규정마저 무시한 지원이다.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지역에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약했기 때문에 지원한다는 미국의 발언도 사실상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제 민간기구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구소련 시절 보유한 집속탄을 민간인에게 위협이 되는 지역에 계속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번 주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미국 무기 사용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집속탄 지원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