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책 사업이 장난인가…황당무계"
"예산과 행정력 낭비, 장관 호주머니에서 복구하실 건가"
국민의힘 "'민주당 간판' 걸고 국민 앞에 시비 가려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민주당이 연일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책 사업이 장난인가" "백지화해버리는 몽니야말로 가당찮은 정치적 오버행위"라고 맹공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향해 "주무장관이라는 사람이 의혹 제기에 기분 나빠서 못하겠다는 식으로 사업을 없었던 일로 만들겠다니 정말 황당무계"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사업에 의혹이 있다고 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윤석열 정부는 기분 나쁘면 국민이 맡긴 일을 아무렇지 않게 팽개치나. 이렇게 무책임한 정부는 없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다음 정부 가서 하라는 말은 더 무책임하다. 국민에게 협박하는 것인가"라며 "전면 백지화한 것이야말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 사업을 백지화하려는 것은 의혹을 덮으려는 꼼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사업을 백지화한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권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거센 공세를 예고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공격하려고 국가 정책사업을 백지화해버리는 몽니야말로 가당찮은 정치적 오버행위"라며 "이 사업에 지금까지 들어간 예산과 행정력 낭비는 장관 호주머니에서 복구하실 건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처가의 오비이락과 원희룡 장관의 적반하장', 야당 재갈물리기, 중단하라'는 제하의 게시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예비타당성 조사 마친 뒤 노선이 변경된 고속도로는 지난 20년 동안 없었다. 99년과 2003년에 단 2차례 있었을 뿐"이라며 "20년도 더 전에 딱 2번만 있던 일을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엄호하는 집권여당"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강서면 일대 바뀐 종점 부근 반경 1킬로 안에는 김건희 여사 가족이 운영하는 ESI&D가 단독보유한 축구장만한 필지. 여기에 지난해 8월까지 두물머리 일대 양서면이 종점인 고속도로가 갑자기 돌연 다른 노선이 검토된다면, 국민 누구나 충분히 의혹제기할 수 있는 일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제주도지사 시절 후쿠시마 방류 반대했던 대선 예비후보 원희룡이 일본의 무단 방류 앞에서는 말한마디 못하면서 대통령 처가를 둘러싼 의혹에는 온몸을 던져 육탄방어 펼치는 모습이라니 정말 가관"이라고 비꼬았다.
김두관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백지화가 아니라 기존 노선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종점 변경 관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노선을 변경해 김건희 일가를 떼부자로 만들겠다고 작당한 도둑들만 잡아내면 되지, 왜 그 도둑들 때문에 죄없는 양평군민만 피해를 본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원 장관의 발언은)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놓이기를 20년이나 학수고대한 양평군민에 대한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백지화를 하면 지금 제기된 논란이 가라앉을 거라 보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노선을 변경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는 모두 문책해야 한다. 누가 개입했고 누가 지시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지 못하면,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늘 국토부가 내린 결정은 고뇌 끝에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오늘 결정으로 인한 모든 피해의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쟁으로 국민에게 피해만 주는 민폐 정당. 거짓 의혹제기에 '간판'을 걸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고속도로의 효율성과 주민들에게 돌아갈 실제적인 혜택과,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 있어 행여 선제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없는지 등의 건설적인 논의는 뒷전으로 밀린 채, 아무 근거도 없는 민주당식 정치적 의혹 제기로 인해 정쟁의 도구로 전락될 우려가 커지자, 국토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제보 운운하면서도 정작 실체 하나 없는 온갖 의혹을 제기하며,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주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이나 삶의 질 향상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더해 "의혹을 제기했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보기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서울-세종 고속도로 연기나들목 입지 관련 의혹 당사자이기도 했다"며 "당초 타당성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나들목 입지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 전 대표가 보유한 토지·자택과 차로 불과 5분 거리로 확정됐었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모든 의혹 제기가 '정쟁용'이었음을 실토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며 "못하겠다면 원희룡 장관의 제안대로 '민주당 간판'을 걸고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시비를 가리는 데에 나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이해찬 전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6일 고발했다. 미디어법률단은 유튜브채널 '이재명은 합니다' 운영자에 대해서도 함께 고발키로 했다.
앞서 원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동안 국력을 낭비할 수 없어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모든 사항을 백지화한다"며 "노선 검토뿐 아니라 도로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이 시점에서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노선이 정말 필요하고 최종 노선이 있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십시오"라며 "공무원들 골탕 먹이지 말고 처음부터 노선 결정 과정에 관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