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재정 다이어트’ 선언… 사의재 “선진국과 거꾸로 가”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 중심의 긴축재정·건전재정을 바탕으로 하는 '재정 다이어트'를 강조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사의재포럼'은 현 정부의 부자감세·긴축재정 재정 운용 기조가 사회 속 불평등을 키우고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尹대통령, '재정 다이어트'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정치권력이라면 선거에서 지더라도 나라를 위한 건전 재정,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재정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현 정부는 지난 1년간 지난 정부의 무분별한 방만재정을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라며 "그러면서 무분별한 현금살포와 정치 포퓰리즘을 배격하면서 절감한 재원을 바탕으로 약자 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기 없는 긴축재정·건전재정을 좋아할 정치 권력은 어디에도 없다. (이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긴축 건전재정이 지금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여전히 재정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해 빚을 내서라도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미래세대 약탈이므로 단호히 배격하겠다"라며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게 책임감 있고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 기조를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 장병 처우개선,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확대, 첨단과학기술 R&D 등 꼭 필요한 곳에는 재정을 제대로 쓰겠다. 반면 노동조합, 비영리단체 등에 대한 보조금 등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겠다"라며 "오늘 국가재정전략회의가 한정된 정부 재원을 어떤 우선순위로 배분할 것인지 치열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사의재 "尹정부, 선진국과 거꾸로 가"

한편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사의재' 포럼은 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용기조에 대해 '선진국과 거꾸로 간다'라고 지적했다. 부자감세·긴축재정을 바탕으로 사회 속 불평등을 키우고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사의재는 지난 28일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긴축재정' 운용기조로 사회 속 불평등을 키우고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라며 "주요 선진국들은 증세·재정확대로 성장잠재력을 키우는데 현 정부는 거꾸로 가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사회는 인구, 기술, 기후, 고용불안, 양극화·불평등, 잠재성장률 하락 등에 직면해 조세·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라며 "아울러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불안정한 부동산시장, 과도한 가계부채, 소득·자산의 취득한 분배구조를 감안해도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선진국들은 세계 경제 구조 변화에 대응해 부자 증세, 재정준칙 완화, 에너지·물가 보조, 횡재세 도입 등, 감세와 규제완화보다 증세와 정부 역할 중심으로 재정을 운용하는 중"이라며 "반면 한국은 긴축 재정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사회 양극화·불평등이 확대되고 성장잠재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재정운용 기조가 낳을 향후 문제점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 약화 ▲부자감세로 인한 사회불평등 심화 ▲재정 안정화 기능을 강화하는 구조개혁 미흡 등을 꼽았다.

사의재는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긴축재정 기조를 철회하고 재정 여력을 활용해 한국경제가 직면한 대전환기의 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며 "분배·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