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뼈아픈 경험…국방부, 권력의 개 되는 게 아닌지 우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자신의 저서에 군사기밀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정권 차원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소환 조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기자들과 만나 "(저서에) 실질적으로 군사기밀은 하나도 없다"며 "한미안보협의회(SCM)와 관련해선 당시 언론 기사 내용보다 미미한 수준이다. 이 조사는 천공 언급에 대한 보복이자 괘씸죄"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발간한 저서 '권력과 안보'에서 한미 고위당국자 간 회담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 전 대변인은 "국방부가 정치 권력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우리는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뼈아픈 경험이 있다. 또 다시 권력의 개가 되는 게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지난 2월 3일 대통령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자신의 책을 출간하며 당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에게 전해 들은 천공의 한남동 공관 방문에 관한 내용을 적었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처는 공지를 통해 천공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방문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님을 거듭 밝혔다. 이어 명확한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부 전 대변인과 기자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에 앞서 천공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정의당 김종대 전 의원은 라디오방송 인터뷰 후 대통령실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국군방첩사령부는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 자택과 국방부 재직 중 사용한 대변인실 PC 등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관련 수사 및 법적 분쟁은 약 5개월째 진행 중이다. 군검찰은 5월 그의 자서전을 펴낸 A 민간 출판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한, 국방부는 지난 3월 법원에 그의 저서 '권력과 안보'에 대한 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달 22일 신청을 기각했지만, 일주일 후인 5월 29일 국방부는 항고했다.
한편, 천공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지난 4월 의견서와 서면답변서만 제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이전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