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TV조선 점수조작’ 방통위에…관련자 파면· 해임 요구”

감사원이 2020년 TV조선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방송통신위원회 양모 전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을 각각 파면, 해임하라고 방통위에 요구했다.

감사원은 28일 공개한 방통위 정기감사 보고서에서 이들의 행위와 관련해 "비위 정도가 중대하고 고의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관련자 징계 요구를 밝혔다.

감사원은 "방통위에 대한 감사주기 등을 고려해 2022년 연간 감사계획에 반영하여 기관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다"고 밝혔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은 감사원이 방통위에 대한 감사를 벌이던 작년 9월에 포착한 것으로, 한상혁 당시 방송통신위원장 관련 내용을 포함해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보낸 사안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종편 재승인 업무'와 관련하여 첫째로, 방통위가 계획 등과 다르게 심사위원회를 구성하였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2020년도 종편 방송사업자 재승인 세부계획'등에 따라 재승인 심사위원 추천기관을 정하고 해당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 중에 재승인 심사위원을 선정하기로 결정했으나, 시청자·소비자 분야의 재승인 심사위원(3명) 구성 시 추천기관이 아닌 방통위 상임위원이 추천한 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 중 1명은 타 분야의 재승인 심사위원 후보군에서 탈락했음에도, 상임위원 간담회나 회람도 없이 시청자·소비자 분야 후보군으로 임의 변경한 뒤 심사위원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둘째로, "일부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TV 조선'에 대한 심사점수를 부당하게 사후 수정하도록 하였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재승인 심사위원회의 심사방식은 독립채점방식(협의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평가)이고 심사위원의 심사평가표 제출로 채점 종료되므로 오기 등 착오 외에는 점수변경이 불가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도, 20년 3월 20일 방통위 과장이 재승인 심사평가가 종료에도 심사위원에게 이미 제출된 심사평가표를 돌려주었고, 'TV 조선'의 중점심사사항 점수를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년 4월 방통위는 부당하게 과락으로 사후 수정된 중점심사사항 점수를 근거로 'TV 조선'에 대해 유효기간 3년의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됐다고 덧붙였다.

셋째로, "방송사업자들에게 사전 공지한 기준 등과 다르게 'TV 조선'에 대한 재승인 유효기간을 부당하게 단축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방통위가 종편 재승인 의결을 위한 회의에서 허위 작성한 법률자문을 근거로 'TV 조선'에 '해석상 3년의 승인 유효기간 부여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통위는 'TV 조선'에 대하여 조건부 재승인을 하면서 사전에 수립·공표한 기준에 따른 4년이 아닌 3년의 승인 유효기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의결, 승인 유효기간을 부당하게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심사위원 선정과 승인 유효기간 산정에 대한 주의 요구 및 관련자 2인에 대해 징계(해임·파면)를 요구하고, 앞으로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했다"며 "또한, 관련 사안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송부하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