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선씨 “내 동생으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다시 만나는 날 말 들어줄게”
양회동 열사, 50일간의 장례 마무리…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하관식
이재명·이정미·용혜인 등 범야권 정치인들 참석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노동시민사회장'에 참석한 양회선씨(양회동씨 친형)가 동생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 곽명곤 기자]
"내 동생으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 너와 다시 만나는 그날, 형이 네가 혼자 고통받으며 힘들어 했을 모든 말들을 들어줄게"
21일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씨의 영결식 무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오른팔에 두 줄의 검은 선이 그어진 상주 완장을 찬 한 남성이 무대에 올라섰다.
흐린 날씨 속 이날 오후 1시35분께부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해 굵은 빗방울로 바뀌며 영결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우산·우비 등을 꺼낸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남성이 무대에 오를 때쯤, 빗줄기는 다시 그쳐 있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건폭(건설현장 폭력배)몰이'에 분신으로 맞서 생을 마감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의 친형인 양회선씨다. 회선씨는 동생 회동씨의 명예 회복을 위해 50여일간 민주노총과 동생의 장례 기간을 함께 보내왔다.
그는 무대에 오른 직후 동생의 영정 앞에서 두 번의 큰 절을 하고, 이내 묵념을 했다. 그리고 자켓 속 주머니에서 검은색 수첩을 꺼내서 마이크 앞에 섰다.
"하루에 몇 번씩 생각합니다. 저는 동생을 잃었고 아이들은 아버지를 잃은 안타까운 일이, 꿈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양씨가 수첩을 들고 있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없는 죄까지 뒤집어 씌우는 강압적인 수사에, 동생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상상도 되질 않습니다.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무서웠고, 두려웠고, 아팠을까요. 이런 동생을 형으로서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듭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울먹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을 지적했다.
"더 이상 세상에 남아 있지 않은 동생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제 동생의 죽음을 두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저희 가족들은 동생의 죽음을 들었던 순간만큼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지키며 살아왔을 뿐인데 왜 비난받아야 할까요. 정권의 말을 들으면 국민이고,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죽음도 외면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노동시민사회장'에 참석한 시민들이 양회선씨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곽명곤 기자]
이어 야당과 민주노총·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관계자 여러분, 저희 동생이 남긴 말을 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건설노조 조합원 여러분,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들, 동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많은 일이 남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동생은 야당 대표님들께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이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야당 관계자 여러분들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는 장애물들을 없애주는 데 힘을 보태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이날 영결식을 끝으로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묻히게 될 동생을 향해 이야기했다.
"동생아,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떠나면서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너와 다시 만나는 그날, 형이 너가 혼자 고통받으며 힘들어 했을 모든 말들을 들어줄게. 그때까지만 외로워도 하늘에서 우리 가족들 잘 지켜봐 줘. 내 동생으로 태어나 함께 살아가 줘서 고맙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노동시민사회장'에 참석한 범야권 정치인들이 모두발언을 위해 무대 위에 서 있다. [사진 = 곽명곤 기자]
고 양회동씨는 노동절이었던 지난달 1일 정부의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고, 다음날인 2일 끝내 숨졌다.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장례위원회는 2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양씨의 영결식을 치르고, 이날 오후 2시20분께부터 하관식을 위해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향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인원은 경찰 측 추산 1만 명, 주최 측 추산 6천 명이다.
영결식에는 정치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강성희 진보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결식에서 "누구보다 떳떳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노동자이자 가장을 죽음으로 내몬 정권의 비정한 인면수심에 분노를 느낀다"라며 "노동자들이 공정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향한 열사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동개악과 노조 탄압을 휘두르는 이런 정권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손잡고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양회동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부탁했던 그의 '희망'에 반드시 답하겠다는 무거운 약속을 한다"라며 "다시는 이러한 비통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의 소임을 다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장례위원회는 2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양씨의 영결식을 치르고, 이날 오후 2시20분께부터 하관식을 위해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향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인원은 경찰 측 추산 1만 명, 주최 측 추산 6천 명이다.
영결식에는 정치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강성희 진보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결식에서 "누구보다 떳떳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노동자이자 가장을 죽음으로 내몬 정권의 비정한 인면수심에 분노를 느낀다"라며 "노동자들이 공정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향한 열사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동개악과 노조 탄압을 휘두르는 이런 정권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손잡고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양회동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부탁했던 그의 '희망'에 반드시 답하겠다는 무거운 약속을 한다"라며 "다시는 이러한 비통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의 소임을 다해내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