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 신청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어”
“징계위원회, 출석도 안한 권경애 변호사의 불성실 전혀 감안하지 않아”
“징계위원 선정 기준, 오랜 경험과 덕망이 있는 자…대체 무엇인지”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징계위원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소송에 연달아 불출석해 의뢰인을 패소하게 한 권경애 변호사에게 지난 19일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유족이 참당한 심정을 밝혔다.
학폭 피해자인 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인 이기철 씨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언론사의 보도를 보고서 19일에 (징계가) 결정되는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달려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족 이 씨는 "(징계위원회 전체 회의에) 들어가서 얘기를 하는데도 징계위원이라는 분이 굉장히 고압적이었다"며 "들고 들어간 핸드폰도 녹음할지도 모르니까 직원 보고 뺏으라고 그러고 '어머니 왜 이렇게 화가 났냐'고 물어보면서 고압적으로 얘기를 하길래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조사위원들이 권경애 경제력 잃을 걸 걱정하는 발언들을 했다"며 "그런 것을 언론에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모습에 내가 어떻게 화를 안 낼 수가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경애 변호사는 (징계위원회의에) 출석도 안했다"며 "(징계위원회가) 그런 자리에 출석도 하지 않는 사람의 불성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권경애 측에서 경위서를 내서 호소한 얘기가 1심 재판도 원래 질 재판이었고, 항소해봐야 소용없으니까 항소하지 말자고 얘기했는데 조사위에서 제가 우겨서 항소한게 맞냐는 질문을 했다"며 "(권 변호사가) 저한테 그렇게 얘기를 한 적도 없고, 1심 자체도 불성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 결론이 나고 나서 항소해야 하지 않겠냐 했더니, 만나서 어떠한 전략적인 얘기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고 계약서 드밀면서 (권 변호사가) 계약서에 사인하래서 440만 원 결제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들이 저한테 앞으로의 대응을 어떻게 할 건지를 물었는데 저도 어떤 내용이 있는 건지 알지도 못하고, 어제 전화로 알아본바 직권으로 징계가 열린 건 저희 쪽에서 불복 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고 권경애만 불복 신청이 가능하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간의 도리, 사람의 순리만을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제가 겪어온 바는 모든 곳에서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런 대답만 들으면서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고 지금 온갖 곳에서 짓밟히면서 살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도저히 내일 주원이를 어떻게 보러 가야 될지 너무 참담해서 지금 제가 저를 주체할 수가 없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 씨는 "징계위원들이 어떻게 선정되는지 기준을 살펴보니까 오랜 경험과 덕망이 있는 자,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하는 판사,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는 오랜 경력과 덕망이 있는 자들이라고 돼있다"며 "도대체 그 오랜 경력과 덕망이 대체 무엇인지, 그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그 덕망이 뭔지 계속 저한테 묻고 싶고 세상에 묻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학교폭력으로 2015년 극단 선택으로 숨진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씨를 대리해 2016년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9∼11월 항소심 변론기일에 세 차례 불출석해 11월 패소했다.
또한, 패소 사실을 약 5개월 동안 전하지 않아 유족이 상고장을 내지 못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변협회관에서 징계위 전체회의를 열어 4시간 30여분간 논의 끝에 권경애 변호사에게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