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정부 여당 무능해도 민주당을 대안으로 안봐…전면 혁신"
"공천 과정, 현역 기득권 체제 혁파…공정, 투명한 시스템 구축"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 이재명 대표와 김은경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김은경 위원장은 20일 첫 회의를 열고 "정부와 여당이 이토록 무능한데도, 국민들은 민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소수술이 아니라 전면적 혁신, 근본을 바꾸는 대전환의 시동을 걸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혁신위는 당의 혁신을 이끌 혁신위원 일부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혁신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국회의원 코인투자 사건'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다.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윤리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은 변화와 반성은 없고, 기득권과 내로남불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가중되고, 정치혐오가 퍼지고 있다"고 뼈아픈 지적을 했다.
이어 "민주당은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기득권 정치의 표상이 아니라 국민의 미래에 희망을 제시하는 대안과 비전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공천 시스템 개혁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정당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국민에게 정치 혐오를 일으킨다"며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제를 혁파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부터 유권자가 되고, 피선거권을 갖는 만 18세 청년들을 포함한 모든 청년,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이 땅의 모든 소수자와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을 다양하고 평등하게 선거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원회의 윤리 회복이라는 목표를 넘어 정치 회복까지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반대편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국민들까지도 감싸 안는 포용과 확장의 정당, 당원을 존중하고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혁신위원회가 때로는 국회와 정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고, 때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필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친위대' '혁신위 무용론' 등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에 대해 "지금까지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위해서 싸워온 것처럼 정당 혁신과 국회 혁신을 위해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저는 정치권에 빚이 없는 사람"이라며 "당연히 친명도, 비명도, 친문도, 비문도 아니다. 계파의 이익, 일부 강성 당원의 요구,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현역 국회의원들의 이해에 대해서 한치의 관심도 없다"고 단언했다.
끝으로 "책임 있는 정당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의 수장으로 엄중히 경고한다"며 "이 시간 이후로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혁신의 동력을 저해하는 모든 시도와 언행에 대해서는 일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공개한 현재까지 선임된 혁신위원은 모두 7명이다. 김남희 변호사, 정책연구소 'LAB2050'의 윤형중 대표,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 등을 연구하는 '더가능연구소'의 서복경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해식 의원, 이선호 울산광역시당 위원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완성된 위원회는 아니며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더 영입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은 덧붙였다.
한편 대표적인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혁신위원이 지도부의 별동대 아니냐는 지적에 "혁신위가 어떤 것을 의제로 잡을지 대의원제 폐지나 당원소환제를 새로 만들자. 이런 쪽에 주력을 한다면 그런 지적이 가능하고, 그게 아니고 대선·지선 패배 평가, 현 지도부 1년에 대한 평가, 처절한 반성 이런 것들이 이루어진다면 그런 얘기가 안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 "갑자기 혁신위 얘기하면서 공천 룰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게 조금 의아스럽다. 하더라도 미세 조정만 가능할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이것도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당대표가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주고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돼야 될 것으로 본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갖고 있었던 과거 잘못된 관행들, 기득권들을 정리해내기 위한 것이므로 (쇄신 대상에) 제한이 없다"고 했다.
이어 공천 관련해선 "현역 의원들은 권리당원들을 일상적으로 관리할 수가 있고 지역위원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당 조직을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감점이나 가산점 제도를 든다고 하더라도 현역 의원과 경선하는 건 너무 불리해 더 공정한 방안들을 고민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