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불체포특권 포기, 비명 조응천 "진작 하지"...친명 정청래 "李 의지 강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이재명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예상치 못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한 것을 두고 "진작에 좀 하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으로 당내 사퇴요구가 잦아들지에 대해선 "완전히 직결되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표적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현장에서 깜짝 놀랐다. 본회의 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한테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최고위원들하고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만 알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다들 처음에 놀랐고, 잘했다 한다. 저 같은 경우는 진작에 좀 하지(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한 이유에 대해 세 가지를 들었다.

조 의원은 "국회법상 7월 국회 회기, 비회기다. 7월, 8월도 15일까지 비회기고, 현실적으로 체포동의안을 걸려면 7월달에 또 임시회 소집 요구를 해야 되는데 비난이 아마 대단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이날 본격적인 회의 돌입으로 당 혁신위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또 체포동의안 표결이 다시 온다면 가결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혁신위에서 지금 친명이 얘기하는 대의원제 폐지, 당원 소환 이런 것만 얘기할 수는 없지 않겠나. 아마 '그쪽으로 줄여'라고 가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도덕성 회복도 얘기를 해야 되는데 이게 딱 걸려 있으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물꼬를 틔워주는, 공간을 열어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2월 말에 있었던 체포동의안 표결이 가까스로 부결이 됐기 때문에 만약 다시 온다면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 장담을 못한다. 당시 '이번 한 번만이다'라고 하는 의원들도 꽤 있었으니까 가결이 된다면 정치적으로는 굉장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언으로 당내 사퇴 요구가 사그라들지 여부에 대해 "완전히 직결되는 건 아니다"며 "방탄 논란,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이고 리더십 리스크도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이거 했다고 해서 그러면 '아무 문제없다', '그냥 가자' 이렇게는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방탄 프레임 역으로 '내가 포획하겠다'는 심산"

대표적인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본회의장에서) 소위 비명계에서도 환영하는 메시지가 어제 많이 나왔고 대체적으로 이재명 대표 연설이 끝나고 그럴 것 같지 않은 의원들이 기립 박수를 막 치고 있더라"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부터 (이재명 대표) 본인은 이런 결심들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그 직전 비공개 최고위에서 최고위원들이 다 만류를 했다"며 "제 개인 입장으로는 윤석열 정권이 '아이고, 이재명 잘했다. 탄압하지 않을게' 이렇게 안 하고, 두 번째, 당내 분열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또 다른 명분으로 이재명 흔들기를 또 할지도 모른다고 봤다. 미리 이걸 얘기하면 검찰에서 준비를 해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랬는데 본인이 워낙 강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 조중동 등 여권에서 얘기하는 방탄 프레임을 역으로 '내가 포획하겠다' 그런 심산이었던 듯하다"며 "내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이게 정적 제거용 야당 탄압인데 맨몸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해서 결국은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이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민들은 이미 간파하고 있다.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을 휘두르며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며 "(추가)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데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