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수능 발언’ 두고 文정부 지적한 국힘... “해명 영역 낙제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이 교육계에 빚은 혼선을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도리어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을 비판하며 '민주당의 비판은 염치없는 짓'이라고 맞섰다.

한편 정의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불쑥 폭탄 던져놓고 남탓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 이태규 "민주당 비판, 염치없어"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학생부종합전형의 불공정성을 간과한 채 수시 확대와 정시 확대를 오가는 혼선으로 입시 안정성을 뒤흔들었다"라며 "그 결과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원으로 가게 되면서 정권 5년 동안 사교육비가 급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민주당이 반성은커녕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짓"이라며 "수능 영역에서 공교육이 경쟁력을 갖추면 사교육비도 자연스레 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현 교육의 현실을 정확히 짚고 해결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향후 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면서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출제기법 등을 점검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는 존치한다고 밝혔다.

■ 민주 "당정, 해명 영역 낙제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 이후 정부·여당이 밝힌 주장에 대해 "해명 영역 낙제점"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9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수사 지휘하듯 교육 정책을 뜯어고치려고 하는데 당·정은 대통령 칭송만 하고 있다"라며 "낯 뜨거운 용비어천가를 멈추라. 이쯤 되면 해명이 아니라 국민 우롱"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수능을 불과 다섯 달 앞두고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던진 지시에 학생·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라며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시를 내리는 대통령과, 대통령 말은 무조건적으로 칭송하는 정부·여당을 국민께서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 실수에도 윤비어천가 부르는 국민의힘과 정부는 해명 영역 낙제점"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수능 관련 지시를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정의 "당·정, 교육개혁 논할 자격 없어"

한편 정의당은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 이후 당·정이 밝힌 방침에 대해서 "선무당 짓으로 사람 잡는 대통령과 그에 조응해 춤추는 정부·여당 모두 교육개혁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이재랑 대변인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킬러 문항 몇 개 손질해서 사교육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복잡한 한국의 교육 문제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바라보는 정부·여당의 한계를 보여준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불쑥 폭탄 던져놓고는 남탓만 하고 있고,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사과를 표했다"라며 "둘 다 틀렸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