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국 앞두고...윤영찬 "이재명, 사퇴 판단 늦지 않길" 압박

친이낙연계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이재명 당대표를 향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모든 걸 하겠다고 했다. 본인의 진퇴를 언젠가는 판단할 텐데 그 판단의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친이낙연계로 알려진 윤영찬 의원의 압박성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너무 늦지 않다는 얘기는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당을) 쇄신할 수 있는 시간적 기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 기간이 있어야 국민들도 민주당의 쇄신을 진정성 있게 바라볼 것이다라는 말이다. 그 시간은 굉장히 필요하다"며 "이재명 대표께서 꼭 그 문제는 감안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귀국을 앞둔 이낙연 전 대표에게 당내 역할을 기대하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이낙연 전 대표가 지금 들어오셔서 할 역할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민주당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참 많은 생각이 있을 것이나 지금 민주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역할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아마 돌아오고 난 다음 먼저 국내 정치적인 상황들을 보면서 본인의 생각들을 가다듬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앞서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자진 사퇴 등 현안을 두고 비명계와 친명계의 대립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곧 있을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대립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당이 돈봉투 문제, 가상자산 논란 등에서 도덕성에 타격을 입고 그 대응으로 혁신위가 출범했지만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아무 공감대가 당내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위원장만 지금 급하게 선임하고 있는 이 상황이 굉장히 안타깝다"며 "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지도부에 가까운 분이 과연 쇄신의 주역이 될 수 있겠느냐라는 부분에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원장으로 정근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목표에 대한 사전협의나 공감대 없이 위원장만 선임해서 과연 뭘 어떻게 끌고 가겠느냐 (하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또 "두 분이 다 교수 출신이기 때문에 과연 지금 당을 창당 수준으로 뒤바꿀 수 있는 혁신의 어떤 적임자일 수 있겠느냐, 그 추진력을 가지고 있겠느냐라는 부분들에 대한 말도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수의 책사'로 불린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민주당의 자체 혁신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지금 이재명 대표 개인 리스크 방어하려고 온 당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니까 다른 것을 할 게 없다. 저 상태에서 뭘 할 수 있겠나"라며 "비대위는 대표가 물러나야 비대위가 되는 건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엄연히 위치한 상황에서 혁신위는 비주류 쪽의 사퇴 촉구에 달래기용으로 받은 건데 애초부터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누가 오더라도 사실은 이미 (역할에 대한) 결론은 대략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