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긴밀한 정책 공조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 노력…위기 극복 일익 담당”
“경영인사 혁신방안 도입으로 조직문화 개선 위한 노력도 시작”
“진정한 실력 검증받는 한 해 될 것…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에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 중요해져”
“중앙은행 본연의 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변화 선도하는 한국은행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포디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창립 제7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오늘은 한국은행이 창립된 지 73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그동안 한국은행과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주신 선배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총재로 부임하여 1년을 보내고 난 후 맞이하는 창립기념일인 만큼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7월 6.3%까지 높아졌다"며 "이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였고 다행스럽게 물가오름세는 지난달 3.3%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작년 하반기에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였고 설상가상으로 레고랜드 사태가 겹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심화되었다"면서 "이에 한국은행은 정부·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였고 위기 극복에 일익을 담당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부경영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논의를 통해 마련한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속도감 있게 도입한 가운데 토론문화 확산, 자료공유 확대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도 시작하였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쉽지 않은 1년을 보냈지만 앞으로의 1년도 녹록지 않을 것 같다. 특히 한국은행의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는 국가별로 물가오름세와 경기상황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에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이 중요해졌으며 그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조직운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시적인 성과 없이는 조직 혁신에 대한 실망이 늘어날 것"이라며 "'혁신은 말뿐이고, 항상 제자리다'라는 넋두리가 나오지 않도록 이제는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한층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정책과 내부경영 모두에서 발전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과거의 성공 방식에 집착하기보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과감히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앞으로의 1년은 정책과 내부경영 모두에 있어서 변화가 더욱 절실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나라별로 차별화된 경제 여건 속에서 보다 정교한 정책 운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함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가장 잘 제시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해나가야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창용 총재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 우리 선배들께서 쌓아온 업적 위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면서 한국은행의 위상을 높여 나가자. 특히 젊은 직원들이 그 변화의 한 가운데 우뚝 서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