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경사노위 불참 기한, 尹정권 태도 따라 결정"
윤건영 "정부, 노동정책 아닌 샌드백 정책만 있어…화풀이 대상 필요"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동명 위원장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8일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과 관련 "광양에서의 유혈 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노동에 대한 탄압, 혐오, 반노동 정책 등이 지속해 누적된 결과"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자 일부의 문제를 침소봉대해서 완전히 부패 세력으로 매도하거나 귀족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이런 것이 다 혐오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무기한 중단인지 묻자 "윤석열 정권 내내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기간은 정권의 태도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시 노사정에 참여하려면 현 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묻자 "근본적으로는 상대에 대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게 우선"이라며 "효율, 경쟁력, 수단의 측면에서만 접근을 하지 사회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노동자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 삶에 대한 배려 등이 너무 없지 않나. 말로는 존중하면서 법 제도로는 공격하고 이런 부분이 상당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에 대해선 "한국노총 출신으로 좋은 일도 했지만 현재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서 한국노총 공격하고 노동자들도 나쁘게 만드는 입법, 과거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논리로 폄하하고 이런 태도로 봤을 때 당연히 사퇴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는 불참하나 최저임금위원회는 정상 참여한다고 밝혔다.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그동안 한국노총의 투쟁은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에 대한 반대가 주였다. 타협의 여지가 있어 비판의 수위도 좀 절제하는 면이 있었고, 노동 문제만 집중 비판했지 사회 전반의 문제들, 민주주의, 복지, 언론 탄압 문제 등에 대해선 비판을 자제했지만 그런 것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정책의 반대가 아니라 정권 자체에 대한 심판 투쟁에 나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선언에 대해 "1998년 외환위기 때 김대중 정부에서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많은 어려움에도 크고 작은 사회적 대타협을 경험하면서 그 교훈을 축적해 왔다. 국민통합의 기반을 튼튼히 해 왔다. 불행하게도 그 틀이 깨질 위기에 빠졌다"고 극한 우려를 표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노사 대화를 하지 않고 대화의 문을 박차고 나갔다라는 것은 그 현상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라며 근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이 부재한 탓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없다. 굳이 정책이라고 한다면 노동정책이 아니라 샌드백 정책만 있다"며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하거나 지지율이 떨어져서 눈 돌릴 데가 필요하거나 주먹질하고 발로 차는 샌드백으로 노동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법과 원칙이라는 건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공정해야 된다"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휘두르는 칼은 한쪽 면만 날카로운 것 같다. 자기편과 자기에 대한 칼은 굉장히 무디다. 종이 하나 못 쓸 정도인데 하청노동자들 잡는 데는 정말 날카로운 칼로 무자비하게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31일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잉 진압을 문제 삼아 전날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이는 한국노총이 박근혜 정부 2016년 1월 저성과자 해고 가능 및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를 담은 양대 지침 추진에 반발해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한 이후 7년 5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은 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은 공권력을 무기로 노동계를 진압해 굴복시키겠다는 말이다.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노동계에 막말을 서슴지 않는 인물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장으로 앉혀도, 회계를 문제 삼아 과태료를 때리고 국고보조금을 중단했을 때도 참고 또 참았다. 이제 그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