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개혁, 노동자들 삶 아닌 사용자들 이윤 보장 방향에 치우쳐"
"노조 공격, 민생 경제 대책 없으니 희생양 찾아…보수층 결집 외 의미 없어"
"박정희-전두환-이명박-박근혜 정권 다 합쳐놓은 것 같이 느껴져"
◆…지난달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ｍ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에게 의자를 던지며 저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경찰이 고공 농성 중인 한국노총 간부를 강제 진압하는 등 노조 집회와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 기조로 나가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2일 "어려운 민생 경제에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니 국민의 눈과 귀를 노동조합 문제로 치환해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보수층의 결집 이상의 의미는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신 지지율조차도 한 번도 회복한 적이 없다. 30%대 지지율에서 한 2~3% 정도 회복하는 것을 노동조합 공격의 반사이익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노총 간부가 곤봉으로 맞아 유혈 사태가 난 데 대해 "그 광경을 보신 분들은 과거 용산에서 철거민들 참사나 쌍용차 폭력 진압, 백남기 농민에 대한 물대포 사망 이런 사건들을 떠올렸을 것 같다. 과거 안타까운 사건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또 발생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자살하려고 고층 건물이나 한강 다리 올라가시는 분들 보면 경찰, 소방관들이 가서 설득하지 않나"며 "그런 것도 없고 바로 막 진압하려고 하는 모습이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7m 철제 구조물을 무단으로 세우고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김준영 사무처장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김준영 사무처장은 경찰에게 쇠파이프를 수차례 휘둘렀고, 진압 작전에 나선 경찰의 곤봉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노총 측은 "김 처장은 정글도를 들지 않았고 사다리차 접근을 막기 위해 쇠파이프를 휘둘렀을 뿐 경찰을 때리지는 않았다"고 반박한 상황이다.
노동조합의 집회가 소음, 교통 체증 등 시민 자유 침해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광장을 열어주면 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서울시청 광장이나 광화문 광장에 단 한 번도 집회 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 도로에서 집회하도록 만들어 놓고 교통 불편을 이야기하는 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 근처에서도 모든 집회를 금지했다가 법원의 가처분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집회가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가 엊그제도 서울광장 옆 도로에서 집회했는데, 광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이어야 하는데 정부의 개혁은 사용자들의 이윤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계속 기울어진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정부와 대립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며 "정부가 노동자들 문제를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데 노동자들을 오히려 공격하고 있어서 저희도 많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임금 협상, 단체 협상 등을 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노동조합 일상이 압수수색 당하고, 경찰 소환 조사당하고, 구속영장 청구 당하는 게 노동조합 사업의 일상이 되어버렸다"며 "노동 시장 양극화나 이중 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대책이 전혀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노조 회계 불투명, 건폭 노조 등 지적에 대해서도 "노동조합 회계는 이미 다 조합원들한테 공개하고 있고, 민주노총 회계도 올해 대의원대회를 통해서 회계 자료를 언론에 다 배포했다"며 "노동조합을 마치 비리 집단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건폭 표현도 사실은 그것 때문에 양회동 건설노동자가 분신하는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나"라며 "회사 측에서도 건설사에서도 양회동 씨는 공갈이나 협박이 없었다고 오히려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의 강경 진압 기조로 극한 대립이 예상돼도 집회를 여는 목적에 대해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건 윤석열 정권의 퇴진"이라며 "박정희, 전두환 정권,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다 합쳐 놓은 것 같은 정권이라고 느낀다. 민주주의도 평화도 민생도 노동도 다 망가뜨리고 있는 정권이기 때문에 고쳐 쓸 수 없다고 본다. 윤석열 정권 퇴진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선결 과제"라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노동자 권익 목적이 아닌 '정치 파업'이라는 비판에 대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권이 퇴진해야 한다"며 "정부, 대통령 자체가 건폭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내면서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바뀌지 않고서는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