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무기 고갈된 러시아 핵카드 꺼낼 수밖에
우크라 대공세 장기화는 결국 핵전쟁 서막
미국 개입으로 막다른 골목 몰린 러시아 유일 선택지는 '핵'
◆…사진:우크레인스카 프라우다(러시아가 설치한 용치)
유럽연합 전문 매체 유렉티브는 우크라이나가 대공세에 나서고 이에 대응하는 러시아의 재래식 무기가 완전히 고갈되는 시점에 이르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이어 "그 근거는 매우 간단하다"라며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들을 더는 동원할 수 없게 되면 마지막 수단으로 핵무기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며, 특히 장기화한 전쟁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예를 들어 흑해 함대 전체를 침몰시킴으로써 러시아군 재래식 무기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되고 이때부터 핵을 이용한 대규모 재앙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대공세가 핵전쟁으로 이어지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월에 시작되면 9월쯤까지 어떤 진영이 우세할지 상당한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어떻게 되는 국제사회가 여기서 전쟁을 끝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바흐무트(7제곱 킬로미터 내의 좁은 지역)를 제외한 대부분 전장에서 전투가 사라진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대공세에 대비해 병력을 보충하고 탱크 장애물과 참호를 구축하는 등 이후 벌어질 전투에 대비했다.
구체적으로 20만 명의 병력을 이끌고 헤르손,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경계를 따라 연결된 요새를 건설하는 한편 탱크 장애물인 콘크리트 '용치'를 대규모로 설치했다.
우크라이나도 이 시간을 이용해 탱크를 포함한 서방으로부터의 무기를 지원받고 군대를 훈련시키는 동시에 러시아 내 영토에 드론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심리적 타격을 주는 효과도 거두었다.
러시아의 전선은 이전 1,000KM에서 1,600KM로 확장되었고 이에 경계도 다소 허술해졌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정확히 어느 지점을 노릴 것인지에 대한 분석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 측면에서의 이점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비할 시간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예상을 뛰어넘는 정보를 축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서방이 지원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보관된 무기 일부가 파괴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로 가는 케르치 다리를 공격하고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을 가할 때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히 키이우에 미사일이나 드론 우박을 쏟아부었다. 결과적으로 양측의 이러한 대응은 발사체 고갈을 불러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이 재래식 전쟁에서 싸울만한 충분한 탄약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 역시 제한된 자원과 서방의 제재로 새로운 무기 생산에 제한을 받게 만들었다.
현재 양측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상상은 매우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빼앗긴 영토 수복으로 이어진다면 러시아군의 붕괴를 의미하고 그것으로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대공세가 우리가 목격한 바흐무트와 유사한 상황으로 전개된다면 결국 세계평화에는 되돌릴 수 없는 악몽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용인할 수 없다고 공언하고 있고 러시아도 전쟁에서 절대 질 수 없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재래식 무기력을 상실한 러시아 군대는 패배라는 굴레를 쓰지 않기 위해 전술핵무기 사용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만지작거릴 위험성이 커진다. 전쟁의 장기화는 곧 핵전쟁이라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위험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대공세 지원을 위해 지원하는 서방의 무기들이 압도적이어도, 그렇다고 어중간해도 결국은 핵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하게 된다.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