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위원장, 최근 국회 출석 "법적 대응" 예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앞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30일 오후 "한 위원장에 대한 공소장과 청문 자료에 의하면, 한상혁 위원장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평가 점수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방송통신위원회 담당 국·과장과 심사위원장을 지휘·감독하는 책임자로서 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면직 처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대변인실은 "나아가 한상혁 위원장은 실무자로부터 TV조선에 대한 재승인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 동 방송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자 '미치겠네, 시끄러워지겠네, 욕을 좀 먹겠네'라며 점수 집계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등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공정성을 저버렸을 뿐 아니라,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회의 일부 심사위원에게 부탁하여 TV조선 평가 점수를 사후에 재수정함으로써 일부 항목을 과락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 조작 사실을 모르는 방송통신위원들을 속여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는 등 위계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실은 또한 "평소 TV조선의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민언련 소속 A를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회 위원에 포함하도록 직접 지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른 방통위 상임위원들과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방통위원장의 직권을 남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변실은 "한상혁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내부 기준을 무시하고 TV조선에 대한 재승인 유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마음대로 단축함으로써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하였고, TV조선 평가 점수를 사후에 조작했다는 언론 취재가 들어오자 '방송통신위원회는 TV조선 점수 평가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하도록 하는 등 허위 공문서 작성을 지시했다며 각각 형법 위반을 근거로 제시했다.
대변인실은 "(한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지휘·감독 책임과 의무를 위배하여 3명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켰고, 본인이 직접 중대 범죄를 저질러 형사 소추되는 등 방통위원장으로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면직한 것"이라고 면직 사유를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가의 방송 정책, 공직자의 직업윤리와 양심 문제"라며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는 대국민 메시지"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 위원장이 8월부터 바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음 달 중에는 인선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덧붙였다.
차기 방통위원장으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았던 이동관 전 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상혁 위원장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인사혁신처가 면직 사유로 (제가) 기소된 사실을 근거로 국가공무원법상 일반적 의무를 위반했다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며 "저는 대리인을 통해 '방통위원장 지위에 대해서는 방통위 설치법에서 신분보장 제도를 두고 있고, 법에서 신분을 보장하는 이유는 방송 독립과, 언론자유가 중요하기 때문이며 단순히 기소했다는 이유로 면직 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의견서과 진술서를 통해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이나 조작에 관여했는지, 논의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관한 여당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행위 자체에 대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로 전제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반박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면직 처분 행해지면 법적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신상 관련 부분은 현재 기소돼서 형사재판을 준비 중이고, 만약 면직이 이뤄지면 행정처분에 대한 처분 취소소송, 집행정지 신청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해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밝힌 바 있어 면직 처분에 대해 법적 대응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