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기준금리 동결에, 증권가 "한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제한적"

KB증권 "물가둔화 관점 고려하면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2분기"

NH투자증권 "한은, 美 QT 효과 영향을 점검하며 동결 기조 이어갈 것"

한화투자증권 "물가 우선 통화정책·성장률 상대적 괜찮아…연내 인하 제한적"

신영증권 "보강된 논거로 설득력 제고…연내 기준금리 3.50% 동결 전망 유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동결을 단행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증권사들은 한은의 3차례 연속 동결을 근거로 금리인상은 종료된 것으로 봤지만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은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1월, 4월에 이어 3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내 금융안정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금리를 조급하게 내릴 경우에 금융불안정을 촉발할 위험은 없는지 그런 면들을 검토한 후에 금리인하를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물가가 확실하게 2%대 목표수준으로 수렴한다는 증거가 나올 때 까지는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금리 수준을 연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금통위원들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정말 심각하게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면서 "한은이 금리인상을 절대로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한은이 3차례 연속 동결을 하면서 금리인상은 종료된 것으로 봤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 총재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명확히 배제하지 않는 이유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존재하는 가운데 한은이 앞서 움직이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 금리인하 시 재차 확대될 수 있는 금융불안 때문이라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모든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를 3.75% 고려하면서 한은도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만 핵심 인플레이션 둔화를 더디게 하는 공공요금 인상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면서 "금리인하에 중요한 것은 물가인 가운데 물가가 3%대에서 추가 하락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한 만큼 물가둔화의 관점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시기는 2024년 2분기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당사는 여전히 현실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한다"며 "가장 큰 이유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부채한도 협상 타결 이후 연준의 양적긴축(QT) 효과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5월까지 QT 효과는 사실상 미미했다는 판단한다. 문제는 부채한도 협상 타결 이후"라면서 "지금까지는 체감하지 못했던 QT 효과가 3분기 중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QT 효과가 추가 인상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며 연준도 한국은행도 QT 효과의 영향을 점검하며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중 물가 안정화가 확인되면서 통화정책의 초점이 경기 및 금융 안정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9~10월 중 연준 QT 종료를 전망하며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 정책 전환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다. 한은 역시 4분기에는 금리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연내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며 "인상이 힘든 이유는 헤드라인-근원 물가 차별화는 연말 들어 완화될 것이며 물가 둔화 추세가 바뀌지 않는 한 '속도' 때문에 추가인상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미국의 추가인상이 변수지만 당사는 미국도 Terminal Rate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 Forward Rate 상향은 시장의 과도한 인하 기대 차단이 주된 목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 운영의 고려 요인은 '물가>금융안정>성장' 순이고 성장률도 상대적 관점에서는 비관적이지 않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연내 인하 가능성은 더욱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5월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은 예상에 부합했다. 연초 필요 이상으로 완화적인 면을 노출했던 한은 총재는 이후의 매파적 레토릭의 효과가 크지 않았으나 이제는 보강된 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을 제고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임 금통위원을 포함해 향후 의견 6:0 구도, 근원 물가의 더딘 둔화 경로, 물가목표 근접 시점은 내년, 연준 6월 skip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 호주처럼 동결 이후 추가 인상 옵션 등의 언급은 매파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성장 전망 하향은 IT 제외 성장률과 특정수준이 레드라인은 아니라는 논거로 방어했으며 향후 고려요인을 물가→금융안정→성장 순서로 언급한 부분도 의도적이다. 최종금리 3.50% 전망을 유지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