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의원들, 성비위 사건에 고개 숙여
성추행 피해 시의원 "만취 행동에 면죄부 생각 없어"
박성호 탈당? 끝 아냐
◆…민주당 소속 부천시의원이 저녁자리에서 한 여성 시의원을 뒤에서 어깨를 감싸고 입을 맞췄다. (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트브)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성호 시의원이 경기도 부천시의회 시의원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여성 시의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에 경찰이 해당 식당의 CCTV를 확보하면서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성추행 피해자인 최초은 시의원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 시의원은 "5월 10일 저녁 시간이고 2박 3일 연수 중 둘째 날이었다"며 "그 자리는 연수 일정을 다 마치고 만찬 자리로 편안한 분위기였고 식사를 하실 분들은 식사를 하고 술을 드실 분들은 과하지 않게 술을 드시는 그런 자리다"라고 말했다.
이어 "식사를 다 하신 분들은 나가서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지는 그런 자리였고 저는 남아서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박성호 의원이 뒤로 오는 상황이었다"며 "저는 뒤로 오는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뒤에서 어깨를 잡고 끌어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자리가 다 같이 식사 자리였고 거기서 다들 애써 분위기를 좀 정리를 하면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던 거 같다"며 "그분이 술이 좀 취해서 많이 마신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아서 식사 자리를 마무리 해보자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박 의원이)뒤로 왔고 저는 그런 일을 당했다. 굉장히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워서 이 자리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될지도 우왕좌왕하던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최 의원은 "바로 항의했다"며 "1차적인 어깨를 잡았을 때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분명히 얘기를 했고 저는 그 자리에서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았던 상태여서 확실한 의사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있던 분한테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 전달을 했더니 그 옆에 있던 분도 하지 말라고 막는 제스처를 취해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런 행동을 하니까 너무 더 당황스럽고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렇게 행동을 하는지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도 술을 만약에 많이 마셨다면 이런 것도 인지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아찔하다"며 "그 상황에서는 많이 당황스럽고 이 사람이 나를 동료 의원으로 생각하기는 하나, 나한테까지 이러면 다른 분들한테 어떻게 대할까라는 수치심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 자리를 떠나기 직전에 제가 버둥거리던 모습을 그 자리에서 상상을 해보니 너무나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고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되는 거지, 이런 일이 왜 생겨야 하는 거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의사표현이 통하지 않았던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진행자(김현정)가 '박성호 시의원 측은 당시 만취 상태라서 기억이 안 난다. 전체적으로 모인 자리인데 어떻게 부적절한 발언과 신체 접촉을 하겠냐. 만약 내가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면 사과와 함께 법적 처벌을 합당히 받겠지만 경찰의 수사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대응을 하겠다. 는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들으셨느냐'고 묻자 최 의원은 "우선 만취해서 했던 행동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드릴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저희는 공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자리나 조심을 해야 되는 거는 당연한 거고 술은 본인이 조절하면서 마실 수 있는 건데 어떻게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건가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 측에서 의도가 있는 정치적 공격 아니냐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 어이가 없었고 헛웃음도 나왔다"며 "사과의 마음이 있었다면 끊임없이 사과를 했을 텐데 그런 마음이 없으니까 정치적인 공격이라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정말 오랜 고민 끝에 동료 의원으로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하면서 신고를 하고 윤리위에 제소를 했는데, 의도가 있는 정치적인 공격이라는 답변을 들었을 때 더 화가 나고 더 어이가 없고 실소가 나왔다"고 전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박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제 대해 최 시의원은 "탈당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 의원으로서 저희는 많은 분들이 뽑아주신 선출직이기 때문에 시의회 측에서는 진행하려던 윤리위를 정확하게 진행했으면 좋겠고 그에 따른 결과가 적절치 못하다면 전 그거에 대해서도 어떻게 추후에 대응을 할지 좀 더 고민을 해봐야 되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박 의원은) 조사를 받는 동안 경찰에서 어떤 법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재판이 끝나고 할 때까지는 시의원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그렇게 들었는데 사실 그것도 그게 맞는지 좀 의문이다"라며 "과연 이분이 의원직을 유지할 만큼 시민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의원 성비위 사건에 대해 사죄했다.
시의원들은 "부천시의회 박성호 의원이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행한 '폭언 및 성비위 사건'으로 큰 충격과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원들은 성비위 행위에 철저히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고 박 의원의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빠른시일 내 의원직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빠르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