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정부, 간호사 준법투쟁에 망언·겁박”

보건복지부가 "대한간호협회가 배포한 24개 진료보조 행위를 일률적으로 불법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에 이어 간호사들의 정당한 준법투쟁에 망언ᆞ겁박을 이어가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대한간호협회 "복지부, 준법투쟁 겁박 중단해야"

대한간호협회는 24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간호협회가 각 의료기관 간호사들에게 배포한 '의사의 불법적 업무지시 거부 항목'들에 대해 일률적으로 불법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했다"며 "보건복지부가 간호법에 이어 간호사의 정당한 준법투쟁에 대해 겁박을 자행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간호협회는 "복지부가 밝힌 '일률적으로 불법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말은 합법ᆞ불법을 알 수 없지만 의료공백이 초래될 수 있으니 현장에 복귀하라는 뜻인가"라며 "무책임한 자들이 보건ᆞ의료를 총괄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법률은 행정ᆞ사법에 의한 법 적용의 기준이 되므로, 금지되는 행위와 허용되는 행위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복지부는 이러한 기본적인 법 원칙을 망각한 채 망언을 쏟아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에 묻는다. 대리처방ᆞ대리수술ᆞ대리기록이 정말 일률적으로 불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는가"라며 "의사가 업무를 지시하면 간호사가 임상병리사ᆞ방사선사ᆞ약사 등 다른 보건의료인력의 업무를 수행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는 간호사들의 정당한 준법투쟁에 대한 망언ᆞ겁박을 중단하고, 불법의료 및 불법 의료기관에 대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의사복지부'라는 오명을 씻어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 "간호계 불법 주장, 일률적 단정 안 돼"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협의체를 구성하여 'PA' 문제 개선방안 마련'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18일부터 '간호사가 수행 시 불법이 되는 업무 리스트'로 배포한 24개 행위의 경우, 그 문구 자체만으로는 일률적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법에 따르면 간호사는 의사ᆞ치과의사ᆞ한의사 지도하에 ▲진단보조행위 ▲치료보조행위 ▲약무보조행위 등 진료 보조업무를 할 수 있다"면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고도의 지식ᆞ기술을 요해 의사만이 할 수 있는 행위를 간호사에게 위임할 수 없는 것이고, 그 행위에 대해서는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거부 및 간호사 등 보호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히면서, 복지부의 해당 주장에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