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4000만원’ 車에 치인 반려견 두고... 과실 이견 분분

경기도의 한 주차장에서 바닥에 엎드려 있던 반려견이 지나가던 차에 치여 치료비 수천만원이 나왔다는 사연이 온라인 상에 올려지면서 차주와 견주 간 과실 비율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부주의하게 개를 친 '차주 잘못'이라는 주장과 차가 지나다니는 곳에 반려견을 방치한 '견주 잘못'이라는 주장이 맞선 것이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주차장으로 들어오던 차가 엎드려 있던 개를 보지 못하고 다치게 하면서 치료비 총 4000만원이 나왔다는 견주의 사연이 소개됐다.

견주 A씨는 "반려견은 아직 재활 중이며 상대방 보험사에선 몇백만원밖에 못 준다고 한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면 승소 가능성이 있느냐"고 한 변호사에게 문의했다.

A씨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반려견 견종은 골든리트리버로, 분양대금은 50만원이다. 사고로 갈비뼈 8대 골절, 기흉에 대퇴골 양쪽이 다 빠지고 금이 갔으며 총 5차례의 수술을 거쳤다.

함께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엔 지난해 9월 사고 당시 장면이 담겼다.

검은색 세단이 우회전하고 주차장으로 들어오던 중 길 한가운데에 엎드려 있던 개를 인지하지 못하고 그 위를 지나갔다.

차가 지나간 자리에 개는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면서도 이동하지 못했다. 덜컹거림을 느낀 차는 얼마 안 가 정차했다.

자신도 27㎏ 대형견을 키운다는 한 변호사는 "사람은 치료비 수억원이 들어도 치료를 끝까지 하고 장애에 대한 보상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차는 수리비가 찻값보다 더 많이 들면 중고차값으로 끝이다"라면서 "반려동물은 또 하나의 가족이기 때문에 치료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개값, 분양대금값(만 주면 되던) 그런 시절이 있었으나 그건 옛날 얘기"라며 "이제 반려동물은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 변호사는 개 치료비를 받기 위해 소송을 할 경우 견주의 과실 비율만큼 치료비를 받지 못한다고 조언하면서 "주차장에 강아지 누워 있는 건 견주가 잘못했다"면서 "보험사는 견주 과실이 훨씬 크다고 주장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영상에 댓글로 "개를 위험한 곳에 물건처럼 방치해 놓고 사람과 동일하게 배상해 달라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견주에게는 반려견일지 모르지만 개를 싫어하는 사람한테는 그냥 동물일 뿐"이라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견주가 놀란 차주에게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해 줘야 한다", "딱 분양비만 물어주고 차 수리할 거 있으면 견주한테 요구하면 될 듯" 등 댓글을 달았다.

반면 운전자의 과실을 지적하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이들은 "개가 아니라 현기증 같은 걸로 쓰러져 있는 사람이어도 운전자를 두둔할지 궁금하다", "시야 확보도 안 됐는데 무작정 액셀 밟는 습관은 잘못됐다", "운전하면서 저걸 못 보다니 운전대 잡을 자격이 없다고 본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 사연은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 최대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는 견주의 과실을 지적하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보배드림에서는 "목줄도 없이 방치한 상태인데 견주 100% 과실 아닌가", "상식이 있다면 차량 많은 곳에 개를 방치할 생각조차 못 한다" 등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반면 "저 정도 시야도 안 보이게 운전하는 게 정상인가. 개가 애였다고 생각해 봐라" 등 의견도 소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