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독자 제공? 검찰 CCTV를 어떻게 개인이 제공하나"
"유서 대필? 열사 죽음 모욕…유서 필적 감정 의뢰했다"
"1박 2일 일정상 불가피하게 노숙…노숙이 집회나 시위 아냐"
"불법집회 전력 단체의 유사집회 금지, 집회결사 자유 기본권 침해"
◆…17일 오전 출근시간대 시민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전날 밤 총파업 결의대회 후 노숙하고 있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을 지나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노조는 22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 기사의 근거로 쓰인 CCTV 영상 유출 경위에 대해 "검찰 또는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이라든지 정부기관에서 이것을 유출했다라고 밖에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한수 민주노총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조합원들이 가서 확인해 봤을 때 검찰 종합민원실 외부 CCTV인 것으로는 확인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조선일보에서는 독자가 제공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검찰에서 관리하는 CCTV를 어떤 개인 독자가 줄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검찰은 18일 고(故) 양회동 씨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을 제공했는지에 대해 "검찰은 언론에 영상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해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CCTV를 가져간 경찰도 '수사 중인 사항은 절대 제공할 수 없다'면서 '언론사에 사진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저희들이 모든 허위사실이나 열사에 대한 명예훼손, 함께 있었던 부지부장, 열사를 살리지 못했다는 마음으로 20일 넘게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부지부장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 유족 훼손, 이런 부분들과 함께 자료를 무단으로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정부기관에 대해서도 모든 법적인 조치들을 전부 다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고 양회동 강원건설지부 지대장의 분신 사망은 정부의 노동탄압과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때문이라며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의 탄압 중단을 요구한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박2일 일정으로 대규모 집회에 나서며 지난 16일 서울 도심에서 노숙에 들어갔다. 경찰은 인도와 청계광장 등에서 노숙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으나 강제 해산하지는 않았다.
앞서 조선일보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있던 양 지대장이 분신하던 당시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상급자가 양 지대장을 말리거나 불을 끄는 것을 돕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건설노조는 17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건을 왜곡해 민주노총과 건설노조에 대한 여론을 선동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라며 "이에 가담한 모든 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양 지대장의 유서 가운데 일부가 조작됐거나 대필됐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양회동 열사의 사진과 과정들을 되짚어보면서 추모영상을 만들었다. 그것들을 '대필을 했다', '조작이 됐다' 언론에 내는 것은 정말 악의적인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필체가 다른 것이 아니라 추모영상을 만들면서 열사께서 쓰신 내용을 저희가 쓰시는 과정들을 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과정이 이러했을 것이다라는 것들을 유서 내용은 다 공개가 돼 있기 때문에, 추모 영상에 나오는 부분들인데, 이것을 마치 조작이나 과거의 유서대필 이런 부분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열사의 죽음을 모욕하고 있는 형태"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평소 열사께서 쓰신 수첩이나 이런 것들을 저희가 확보하고 있다"며 "저희가 유서하고 필적 감정을 지금 다 의뢰해놓았다"고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건설노조처럼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집회는 금지 또는 제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집회를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금지하겠다고 하면 실제 국민의 집회결사 자유 기본권을 기본적으로 침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1박2일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일부가 노숙하며 소란을 일으키거나 도로를 불법 점거하거나 술판을 벌이는 등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에 대해 "건설노조 조합원 분들 중 한 5, 60대 조합원이 참 많다. 나이 드신 조합원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올라왔는지에 대해서는 보수 언론들은 어떠한 기사도 내지 않고 시민의 혐오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숙은 말 그대로 노숙이지 집회나 시위가 아니다. 1박 2일 일정상 수많은 조합원들이 이동하기가 힘들다 보니 불가피하게 노숙하게 되는 과정들"이라며 "이것을 마치 불법집회나 아니면 불법시위 같은 것으로 언론이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물론 시민 분들이 많이 불편하신 것들은 이해한다"며 "저희들이 당일 첫날 오후 시간대나 집회를 마치고 그 다음 날 오전, 오후 식사하고 모든 식사라든지 오물들, 쓰레기들을 간부들과 청소업체를 불러 비용을 들여 다 치우는 일련의 과정들을 다 같이 봐주셔야 되는데 한 순간에만 언론이 이렇게 내보내는 부분들을 악의적으로 보내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