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윤리위 제소에도, 비명계 터지는 불만…與 "제명 협조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억대 가상자산 투자 논란에 휘말려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결국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지만, 당내에선 지도부 대처 방식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비명계는 지도부가 여론 악화에 떠밀려 윤리위 제소를 했다며 '늑장 대응' 비판을 쏟아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C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이 탈당 선언을 했을 때 꼬리 자르기, 면피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면서 "떠밀리듯 사흘 지나 발표하는 게 당내 진상조사가 힘든 상황이 되니 이제 와 그것을 명분 삼은 것 같다. 만시지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가로서 과감한 결단, 한 박자 빠른 결정을 하기에는 행정가로서의 때를 벗지 못한 게 아닌가"라며 이재명 리더십 리스크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당의 목적이 징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해서 제명 처분을 하자고 했을 때 아직 징계 절차가 개시가 안 됐다"며 "탈당은 1년 내 복당 불가, 제명은 5년 내 복당 불가로 큰 차이가 있다. 굉장히 미온적이고 최측근을 두둔하려고 하는 것 아니야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사안에 대해서 정치적, 정무적으로 먼저 속도감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당내) 진상조사 하면서 시간을 오히려 늦추게 됐다. 진상조사는 김남국 의원 개인의 해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처음부터 민주당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고 몹시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비명계 일각에서 '이재명 사퇴론'이 다시 불거지는 데 대해서는 "한 의원의 일탈 문제를 당 대표의 거취로 연결한다면 아마 목숨을 부지하는 지도자나 당 대표는 없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것을 조국 사태하고 비교하는 것 자체도 좀 거품이 있는 지적"이라며 "다만 충분히 잘 대응하고 실점을 덜 할 수 있는 것을 키워버린 셈"이라고 재차 아쉬움을 표했다.

천정배 전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절대 제 식구 감싸기나 내로남불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돈 봉투 사건이나 김남국 코인 사건에 지도부가 직접 개입됐다거나 관련됐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은 이 사태, 이 사건들을 얼마만큼 제대로 처리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지, 코인 사건에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리특위 제소가 쇄신의총 결의문에 빠졌다가 나중에 제소한 것은 진정성이 퇴색됐다는 비판에 대해 "사실이 규명이 선결돼야 되는 것으로 성급해선 안 된다. 윤리특위를 열어도 현재 범죄에 대한 증명이 없는 상태인데 대대적인 투기성 거래 사실만으로 윤리특위에서 결정하면 경징계가 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 규명 없이 먼저 나서서 제명시키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친명계는 윤리특위 제소로 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다했다며 수습에 주력했다.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쇄신 의총 당시 모든 의원의 마음이 모이지 않았다"며 "결의문에서 빠진 것들이 몇 개 있다"며 당시 최고위원 다수가 윤리특위 제소에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남국의 강' 깊어져…민주, 제명 협조하라"

한편 국민의힘은 18일 "이제 '남국의 강'이 '조국의 강'보다 더 깊어지고 있다"며 "민주당도 윤리위 제소가 '소나기 피하기용'이 아니라면 신속하게 '제명'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몰아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들여다볼 때마다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오는 '의혹 자판기'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오늘도 김남국 의원의 수상한 자금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김 의원의 수익은 10억원이었지만, 다른 전자지갑으로 40억원이 이체되어 '이상거래'로 의심하고 거래소가 직접 FIU(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래 내역도 일체 밝힐 수 없다, 코인도 팔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은 더더구나 없다"며 "김 의원은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제명하기에 충분하다. 김남국 의원이 스스로 결단하지 않는다면 국회가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