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18 기념사 직격한 이재명 "원포인트 개헌, 반성 없인 다 '공염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5·18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한 것과 관련 "5월 정신의 계승, 자유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약속했던 원포인트 개헌이나 국가 폭력에 의한 국민들의 삶, 생명을 해치는 일에 반성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하지 않는 한 그건 모두 공염불"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3주년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광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가 폭력에 책임이 있는 정부·여당은 말로만 반성하고 추념하고 기념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아무리 민주주의를 외친다고 해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가폭력으로 국민의 생명이 스러져가는 아픈 현실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건설현장에서 건설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단체행동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해 노동자의 권익을 확보하려 했다는 이유로 건설노동자를 사법적으로 탄압하고 억압한 결과 건설노동자가 온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고 분신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정부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다. 규모가 크냐 작냐를 떠나 국가 폭력으로 국민의 삶을, 국민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대통령실에서 5·18 헌법 전문수록 원포인트 개헌 주장을 '국면전환용 꼼수'라고 한 데 대해서는 "검찰 권력을 남용해서 자신들이 기소해놓고 기소했단 이유로 기소됐다고 비난하는 행위가 과연 옳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아무 증거도 없이 정적을 말살하기 위해, 야당을 파괴하기 위해 부당한 검찰권을 남용하고 부당한 기소를 했다는 것은 여러분이 보시는 것처럼 다 밝혀지고 있다"며 "내가 고발해놓고 고발당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상식 이하의 행위는 옳지 않다"고 일침을 놨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 이번에야말로 보수정부가 광주 앞에서 보여줄 때"라며 "내년 총선에 맞춰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정부 여당에 촉구했다.

이어 "43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보수 정부는 '학살의 후예'임을 입증하듯 끝내 '5.18 부정 DNA'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앞장서 망언을 쏟아내며 국민과 광주 시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고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한 듯 말했다.

또 "사죄와 반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며 "5.18 정신 계승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망언을 일삼은 정부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5.18을 폄훼하는 정치인은 대한민국에서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건 이미 국민적 합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월 정신은 헌법정신 그 자체'라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대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학살범 전두환 손자까지 품어 안은 광주"라며 "이제 정치가 그 상처를 씻어내야 하지 않겠나. 그것만이 '산 자'의 책임을 다하고 오월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는 안팎의 도전에 맞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오월의 정신을 말하기 부끄러울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오월의 정신으로 위협과 도전에 직면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실천하며, 창의와 혁신의 정신으로 산업의 고도화와 경제의 번영을 이뤄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