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15위…계열사 147개
카카오 "신규 성장 동력 확보·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모색 위해 분사"
공정위 "계열사 분리·상장, 법적 제재 근거 없다…카카오, 타기업 대비 분리 과도"
전문가 "카카오 계열사 CEO들 성과급 챙기는 데 급급해 보여"
◆…사진=연합뉴스 제공
카카오는 17일 "사업군의 차이는 있으나 보유한 기술력과 서비스 경험을 결합해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신규 성장 동력 확보 및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분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미 성장한 주요 사업 부문을 분사시키진 않고 해당 사업 초기에 분사해 독립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하면 카카오는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15위를 기록했다. 계열회사는 2022년 136개보다 11개 증가한 147개로 나타났다. 이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2위를 기록한 에스케이(SK)의 198개사에 이어 가장 많은 수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사를 분리하거나 상장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도, 이유도 없다. 다만 카카오가 국내 다른 기업과 비교해 계열사 분리, 상장이 과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외국 사례를 찾아보아도 카카오만큼 지나칠 정도로 계열사 분리를 한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계열사 임원들의 먹튀 등이 발생했지만 그런 일들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처벌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계열사 '상장'을 통해 CEO들의 '보수'를 챙겨주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소액주주 보호에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카카오가 분리 상장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10월 설립 이후 같은 해 11월 상장했다. 공모가는 9만원, 첫날 종가는 19만3000원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5조160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5월 17일 기준 종가는 5만5600원, 시총은 7조4518억원으로 급감한 상태다.
카카오페이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류영준 대표이사는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323억1500만원의 행사이익을 남겼다. 이진 미등기임원은 105억6500만원, 나호열 미등기임원은 50억3000만원을 지급받았다. 2022년 기준으로 류 대표는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 71만2030주 중 48만2030주가 남아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 취득 이후 2021년 8월 상장했다. 공모가는 3만9000원, 첫날 종가는 6만9800원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5월 17일 기준 종가는 2만4850원, 시총은 11조8477억원이다. 이 회사 역시 6년새 주가와 시총이 각각 약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19년 3월 25일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 52만주 중 15만6000주를 2021년 행사해 90억3000만원을 챙겼다. 김주원 기타비상무이사는 69억4600만원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지급받았다. 특히 김주원 전(前)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 주식매수선택권 40만주 중 잔여 28만주를 행사해 71억2600만원을 재차 거둬들였다.
이와 함께 정규돈 업무집행책임자는 33억9600만원, 고정희 업무집행책임자는 18억4000만원, 김석 업무집행책임자는 15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2022년 기준으로 윤호영 대표이사의 주식매수선택권 미행사수량은 36만4000주가 남았다. 정규돈 업무집행책임자도 14만4000주의 미행사수량이 남아있어 추후 권리 행사 시 추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분사 이후 2020년 9월 상장했다. 공모가는 2만4000원, 첫날 6만2400원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5월 16일 기준 종가는 3만8750원, 시총은 3조1947억원으로 초기에 비해 상당히 감소한 상태다. 조계현 대표이사는 2022년 기준 주식매수선택권 미행사수량이 45만주 남아있다.
한국지속경영연구원 박종철 원장(미국 변호사)은 "카카오 계열사 CEO들의 KPI(핵심 성과지표)는 오로지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상장하는 것에 있고 상장해서 본인들의 성과급을 챙기는 데 급급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의 경우 1개 회사만 상장시키고 벤처기업을 인수해도 성장폐지 후 합병을 통해 애플의 주주가치를 증대시킨다. 네이버 역시 카카오와 다른 행태를 보인다"면서 "카카오가 하는 행태를 보면 과거 리타워텍과 옐로모바일이 했던 행위와 다르지 않다. 그들도 합종연행으로 주주가치를 훼손시켰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