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이해충돌'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성남시 내부 정보를 이용해 788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장동 일당 중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유동규 전 본부장 측은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김씨와 남 변호사, 정 변호사, 정 회계사 등 피고인들은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을 주장했다. 공소장에 혐의와 무관한 사실을 기재해 '공소 제기 시 공소장 외에 다른 서류와 증거를 첨부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김씨 변호인은 "공소장에는 '통해' 또는 '통하여'라는 굉장히 모호한 표현이 들어가 있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연락하거나 전달하였는지 분명하게 특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쪼개기식 기소도 문제 삼았다.

김씨 변호인은 "근원적 책임은 재판 도중 공적 견해를 바꾸고, 수사를 마치고도 순차적으로 기소했으며,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건을 죄명과 법조를 달리해 기소한 검찰에 있다"며 "절차적 문제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손상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앞서 대장동 본류 사건인 배임 혐의 재판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건을 함께 심리해달라며 병합을 요청했는데 김씨 측은 이날 "기존 사건 병합에 신중을 기해달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자체의 공소사실로 보면 대장동 개발과 관련이 있지만 다른 재판 사건과 공소사실 내지 유무죄 판단과 연결된 부분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며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 적용되는 법조로 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인지 공소장 자체로는 명확히 구분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피고인들이 내부 비밀을 이용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무엇인지가 중요한데, 어떻게 이용됐는지가 선명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 사건 혐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부분을 축약해서 기재해달라"고 공소장 정리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공소사실과 증거채택 여부 등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고 내달 21일 2차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