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찾아간 외교부…민주 “‘제3자 변제안’ 수용하라는 압박”

“피해자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의도 불순한 방문, 생존자 평온 방해하는 폭력”

“日 사죄 구하는 것만이 역사 앞에 떳떳한 길”

임재성 변호사 “고위관료 면담 그 자체로 압박…예의는 지켜야”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17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외교부는 병문안이라 둘러대지만, G7 정상회담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방문은 피해자에게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라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4일 외교부의 대일 관계를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가 강제동원 피해자 중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와 양금덕 할머니의 빈집에 찾아가 쪽지와 선물을 두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원내대변인은 "정상회담 전 피해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했다는 증거를 남겨두어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우리 외교부의 역할이냐"며 "일본에 인정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윤석열 정부가 안쓰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의도조차 불순한 이번 방문은 생존자들의 평온을 방해하는 폭력"이라며 "정부는 설명을 빙자한 방문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정부의 '제3자 변제안 수용'을 강요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피해자에 대한 무례하고 폭력적인 소통을 멈추고, 일본의 성의와 진정성 있는 사죄를 구하는 것만이 역사 앞에 떳떳한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재성 변호사 "고위관료 면담 그 자체로 압박…예의는 지켜야"

이어 "일요일(14일) 밤 이춘식 어른 따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외교부가 사전 예고도 통지도 전혀 없이, 가족분들이 어렵다 말씀드린 날에 무작정 다녀갔음을 확인하시고 바로 연락을 주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외교부는 메모에서 '입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이춘식 어르신은 최근에 입원한 사실 자체가 없으시다. 그리고 입원을 했으면 왜 집으로 방문을 하나"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 고위관료가 민간인에 대해 구체적 요구사항을 가지고 면담을 하는 거다. 그 자체로 압박일 수밖에 없다"며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나"고 비판했다.

또한, 임 변호사는 16일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려 "광주 양금덕 어르신 집에도 외교부가 일방적으로 찾아갔던 모양"이라며 "외교부 서민정 아시아태평양 국장의 메모가 두 집 모두에 놓여있었는데, 필체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에 반대하는 강제징용 피해 생존자들을 최근 예고 없이 찾아갔다는 비판에 대해 "건강이 악화됐다는 얘기를 듣고 병문안을 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임 대변인은 "G7 정상회의 등과 전혀 무관하게 정부의 해법 발표에 대해서 직접 찾아뵙고 설명드리려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