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미래·삼성 500억원대 신용융자 이자수익
키움, 투자자예탁금에 55억원 주고 신용융자로 588억원 받아
신한, 최저 3.9% 이자율...10개사 중 가장 낮아
1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29곳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36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6% 증가했다. 1년 전(4296억원)보다는 16.14% 감소했다.
상위 10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3196억원으로 전체의 88.7%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588억원), 미래에셋증권(554억원), 삼성증권(545억원), NH투자증권(420억원), 한국투자증권(316억원) 순으로 이자수익이 많았다.
KB증권(295억원), 신한투자증권(177억원), 유안타증권(117억원), 하나증권(111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73억원)이 뒤를 이었다.
1위 키움증권과 2위 미래에셋증권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6.83%, 5.4%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으로 588억원을 벌었지만 투자자들에게 예탁금이용료로 지급한 돈은 55억원이었다. 단순 계산해보면 533억원이 남는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그 격차가 390억원, 468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한국증권금융에서 받는 투자자 예탁금이용료에 대한 이자와 일부 융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고객에게 대출해준다. 이 액수가 과도해 증권판 '예대마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의 금리마진율이 은행 뺨치는 수준"이라며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융자받아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 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겨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대면/비대면 계좌에 5.4~9.3%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월 20일부터 대면 계좌에 5.9~9.5%, 비대면 계좌에 7.5~9.5% 이자율을 매겼다. 삼성증권은 2월 23일부터 대면 5.1~9.8%, 비대면 5.6~9.8% 금리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대면 계좌에 5.4~9.6%, 비대면 계좌에 5.4~9.9% 이자율을 설정했다. 비대면 8~15일(9.0%)과 61~90일, 91일 이상 금리(9.9%)는 타사 대비 높았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13일부터 최대 9.5%, KB증권은 이달 1일부터 최대 9.1%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4일부터 대면/비대면 계좌에 최저 3.9% 이자율을 설정했다. 1~60일 기간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1일부터 16~30일 기간에 최대 9.7%, 31~60일 기간에 최대 9.8% 이자율을 적용해 타사 대비 높았다.
하나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최저 7.8%, 7.45%씩을 매겨왔다.
대출금리가 낮아지자 '빚투'에 나선 투자자가 급증했다. 코스피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초 8조7742억원에서 3월말 9조742억원으로 불어났다. 코스닥 역시 7조7568억원에서 9조6198억원으로 늘었다.
'빚투' 수요 증가에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가 바닥나면서 신용융자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거나 한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거래 정상화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1일 영업점 창구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신용융자 신규 매수와 예탁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전날 재개했다. 같은날 KB증권도 증권담보대출과 신용융자 매수 관련 제한을 완화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4일 20조4310억원에서 이달 12일 18조6449억원으로 지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2차전지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