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특별법’ 국회 표류…여야 22일 재논의

정부, 경·공매 원스톱 대행 지원안 제시

민주 “피해자를 위한 유일한 해법은 보증금 반환”

전세사기 피해자…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6일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을 논의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오는 22일 여야가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지난 회의에서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매수권 매입 후 장기 임대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야당은 최우선변제금 제도를 조정·개선해서 보증금 중 일부라도 추가 회수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다시 한 번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앞선 세 차례 논의와 달리 이날 논의에서 정부는 피해자 중 경·공매를 원하는 희망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경·공매 절차를 대행해 주는 경·공매 원스톱 대행 지원안을 제시했다.

여야는 소위 합의 후 국토위 전체회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특별법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은 다른 집단·개인사기와의 형평성과 국가 보전 불가 입장으로 △주택 경·공매 대리 법률서비스 △피해자 '우선매수권' 부여 △최장 20년간 시세의 30~50% 수준의 LH 장기 임대 등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야당은 정부안으로는 피해자 구제가 충분하지 않다며 채권 매입, 나아가 최우선변제금 제도 조정을 통해 보증금 일부라도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 "피해자를 위한 유일한 해법은 보증금 반환"

더불어민주당이 피해자들을 위한 유일한 해법은 보증금 반환뿐이라며 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들은 하루가 급한데 여당은 언제까지 고집을 피울 생각이냐"며 "현재 사실상 유일한 피해자 지원책인 경매 유예마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중재안도 외면하고 내놓은 대책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냐"고 지적했다.

그는 "민생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여당으로서 가슴 한 켠에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전세사기특별법 처리를 협조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세사기 특별법을 최대한 합의해서 처리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분들을 좀 더 폭 넓게 지원하고 보증금반환채권도 어느 정도 해결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임대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보장이 안 된다 그러면 (단독처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많은 피해자 분들이 도움이 안 되는 그런 특별법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세사기 피해자…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전세사기 피해자 유관 단체들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전세 사기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더 이상 피해 사망자가 나오면 안 된다"고 호소하며 국회의사당 본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저지당했다.

이들은 '사각지대 없는 전세사기 깡통전세 특별법 제정', '정부여당의 누더기법 반대', '전세사기 피해는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드러내며 정문 앞 농성을 통해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