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간호사, 의사, 간호조무사, 국민 가르고 사회 혼란 악화"
김민석 "상식과 논리, 정직 없음 다시 드러내…반의회주의 선언"
김성주 "대선 때 약속한 간호법 스스로 거부권 행사…정치 코미디"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의결한 것과 관련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면 가뜩이나 꽉 막힌 정국을 더욱 막히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부권 행사 여부는 국정운영 기조를 국민 통합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국민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갈 것인지 판단하는 가늠자"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의 역할은 갈등 조정과 중재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여당은 공약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농민과 노동자에 이어서 간호사, 의사, 간호조무사까지 국민을 가르고 사회 혼란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남은 4년을 견뎌야 하는 국민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희망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오로지 의회주의를 짓밟겠다는 우격다짐의 힘자랑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간호법이 의료 직역간 협업을 저해한다는 등 정부 여당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첫째, 법안이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한다고 한다. 거짓"이라며 "간호법에 규정된 간호사의 업무는 현행 의료법과 완전히 동일하다. 의료기사법이나 약사법처럼 간호법 또한 간호 인력의 양성과 면허 및 처우 개선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간호법이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이라고 한다. 거짓"이라며 "간호법은 OECD의 33개국을 포함한 세계 90여개국에 존재한다. 셋째, 간호법이 간호조무사 차별법이라고 한다. 거짓이다. 간호법에 규정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와 관련한 규정은 모두 현행 의료법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또 "넷째,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거짓"이라며 "간호법에는 돌봄, 사음, 독점 규정도, 다른 일자리를 침해할 수 있는 규정도 없다. 노인요양시설은 노인복지법에 따라서 국민 누구나 설치할 수 있다"며 "다섯 번째로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서 법률적인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거짓이다. 그렇다면 왜 여당은 법안을 내고 수정 제안까지 했겠나"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은 있을지 몰라도 상식과 논리, 정직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반의회주의 선언이고,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도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 대선 때 약속한 간호법에 대해 스스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날이다. 정치 코미디가 벌어지는 날"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현행 의료법 체계에서 의사들 눈치 보며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간호사들을 불법 의료행위로 내몰고 간호조무사들의 차별적 처우를 방관해온 정부가 바로 갈등과 혼란의 주범인데 이제 막 국회를 통과한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간호법에게 누명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서명 발의한 간호법을 자신들이 반대하는 B급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며 "의사와 간호사의 다툼으로 몰더니 이제는 다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갈등으로 증폭시켰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간호법 거부는 의료, 간호 돌봄으로 이루어지는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포기하는 것이고 국민 중심의 의료와 반대로 가는 길"이라며 "환자와 국민의 늘어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병원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없다. 의료, 간호, 돌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의료체계는 의료법, 간호법, 지역사회 통합돌봄법을 필요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의 협업이 필수"라며 "민주당은 의료계의 평화를 원한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윤 대통령의 이번 간호법 거부권 행사는 겉으로만 의료체계를 위하는 '위선'이고,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무능'이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오만'"이라며 "지금이라도 거부권 행사를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심의,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또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