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부·여당, 온갖 이유로 피해자 범위 축소하고, 당초 입장만 고수"
"'야당 단독 처리' 가능성, 배제 안 해"
"대출 또 받아 '우선 매수권 행사'? 탁상공론"
"민주당 제안한 보증금 보전 및 반환 대책 즉각 수용하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과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세사기 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의 실효성 있는 전세 사기 구제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처리를 두고 정부·여당이 다음 상임위원회 회의 전까지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야당 단독 법안 처리하겠다며 압박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세 사기 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네 번째 전세 사기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언급하며 "줄을 잇는 시민 희생을 바라보며 더는 정부·여당의 수수방관만 기다릴 순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는 전세 사기 피해 사망자가 나온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야당에 떠밀려 특별법을 제출하더니 논의 내내 당초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소위에 참가하는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조차 정부의 피해 구제 대책이 미진하다고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대상, 보존 대책의 범위를 핵심으로 논의했지만 정부·여당은 온갖 이유로 피해자 범위를 축소하고 당초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과 정의당은 일관되게 피해보증금 보전대책을 내놓았다"며 "정부에서 대책이 없으면 야당에서 내놓은 안을 수용하면 되는데 막상 대책을 내놓지 않고 계속 합의를 지연시키는 것이야말로 전세 사기 해결 의지가 없다는 반증"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이 다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는 16일까지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 협의로 절박한 피해자 요구에 답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주 정책위 부의장은 기자회견 이후 '야당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해 "그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정의당과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 검토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너무 안이하다"며 "정부가 처음에는 특별법을 반대하다가 피해자와 야당의 요구로 특별법을 하기로 했으면 실제 피해자를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 범위의 현실적 확대, 최우선 변제권 적용 시기의 조정, 사후 정산 등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 대책을 거부하고 이미 피해자들의 수용률이 매우 낮다고 확인돼서 여당 의원들조차 한계가 분명하다고 소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가"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민주당 전세사기대책특별위원장 맹성규 의원은 "그동안 국토소위뿐만 아니라 국토부, 법무부 실무진들과의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해서 사기성 깡통 전세와 근린생활시설 불법 건축물 피해자를 포함시키는 등 피해자 요건을 일부 완화하고, 전세사기 피해 지원위원회의 경직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피해자를 위한 구제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특히 피해 보증금이 전 재산이거나 보증금 대부분이 채무인 청년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보증금을 일부라도 반환받는 것이 급선무이지, 추가로 빚을 내줄 테니 그 집을 사라는 정부의 주장은 실질적인 대비책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동안 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우선 매수권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 임대가 피해자들이 원하는 안이 배제된,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채권 매입이나 최우선 변제금 적용 등 보증금 반환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으나 여전히 요지부동인 상황"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16일 다시 한 번 국토소위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에 대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한 만큼 피해 지원 방안에 대한 정부 여당의 전향적인 입장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원내대변인도 이날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가한 정부·여당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피해자들 다수가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마련했는데, 그분들에게 대출을 또 받아서 '우선 매수권을 행사하라'는 정부안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탁상공론"이라며 "정부·여당은 한시라도 빨리, 민주당이 제안한 보증금 보전 및 반환 대책을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여야는 오는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안을 최종 논의한다.
